‘신뢰, 그 이상’ 제주-인천 바닷길 9월20일 새 배로 재개
2021.05.16 00:05
수정 : 2021.05.16 01:31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끊긴 제주와 인천을 잇는 뱃길이 7년 만에 다시 열린다. 이 항로에 새로 투입될 카페리도 지난달 말 현대미포조선 울산 본사 제1도크에서 진수식을 가졌다. 2만7000톤급 로팩스(RO-PAX, 여객·화물겸용선)인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5~7월 마무리 의장작업과 시운전을 거쳐 8월 인천 연안부두 옛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명명식과 인도식을 가진 후, 9월 인천-제주 항로에 투입된다.
'비욘드 트러스트호'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럽형 카페리다. 길이 170m·너비 26m·높이 28m에 최대 승객 850명과 승용차 487대·컨테이너 65개(적하중량 4850톤)를 싣고 최대 23.2노트 속도로 운항할 수 있다. 이는 6825톤급인 세월호의 4배를 넘는 규모다.
인천~제주 여객선은 세월호와 오하마나호를 운영하던 청해진해운이 2014년 면허 취소를 당하면서 운항 중단됐다.
‘비욘드 트러스트호’ 운항사인 하이덱스스토리지㈜ 측은 “인천-제주항로는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에게 크나 큰 상처를 줬던 항로”라며 “‘신뢰, 그 이상(Beyond Trust)’라는 선박명의 의미를 항시 염두에 두고, 내 가족이 승선한다는 마음으로 철저한 안전관리와 위드 코로나 시대에 가장 쾌적하고 안전한 바다여행을 제공함으로써 무한한 신뢰를 받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건조된 여객선은 저중량·저중심 설계로 운항 시 복원성을 극대화했다.
특히 대기오염을 막기 위한 황산화물·질소산화물 저감 장치인 스크러버도 설치됐다. 침수·화재와 같은 긴급 상황에 대비해 위성항법장치와 화재자동경보기·스프링클러 등의 안전설비도 갖췄다. 승객 850명이 30분 내 탈출 가능한 해상탈출설비(MES)도 구비했다.
아울러 선체 내부는 편안한 휴식과 사생활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다. 고급 객실 90여개와 Wi-Fi가 설치된 비즈니스 라운지·식당·회의실·테라스·마사지실·편의점·놀이방·반려견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마련된다.
취항 예정일은 9월20일로 잠정 결정됐다. 여객선은 인천에서 월·수·금 오후 8시 주 3회 출항해 다음날 오전 8시30분 제주항에 입항한다. 제주에서는 화·목·토 오후 8시30분 출항해 인천에는 다음날 오전 9시 입항한다. 일요일은 휴항한다.
수도권 해상 물류난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당분간 주 1항차 운항예정이지만, 제주지역 경제계에서는 주 2항차 복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제주를 찾는 수도권 관광객들의 편익 증대와 함께, 기존 전남 목포·완도 등의 항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반출되는 제주산 농산물의 물류비 절감 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