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데 깨워 폭행·욕설·성추행까지”···‘만취’ 해군 간부 50분간 만행
2021.05.16 09:22
수정 : 2021.05.16 09:22기사원문
지난 1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해군 간부 영내자 폭행 폭언 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군 7전단 예하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작성자 주장을 종합하면, 지난 12일 오후 10시20분경부터 사건이 시작됐다.
4명의 장병이 흡연을 하러 갔다가 술에 취한 A간부를 만났는데, 흡연장에서 A간부가 장병들을 툭툭 치더니 급기야 목을 조르고 멱살을 잡는가 하면, 헤드락을 걸기도 했다.
이후 간부는 승조원 휴게실까지 따라왔고, 같이 들어오던 한 장병을 소파에 패대기 친 후 ‘집합’이라고 외치며 5부터 1까지 헤아렸다. 자고 있던 장병들을 휴게실로 집합시킨 것이다.
자신이 전출을 가니까 기념 사진을 같이 찍어달라는 게 이유였다. A간부는 “나랑 같이 사진 찍으러 갈 XX 8명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분위기가 가라앉자 옆에 있던 장병의 뺨을 느닷없이 때렸다.
다른 장병이 분위기 전환을 위해 ‘다음 주 화요일에 찍으러 가자’로 말했지만, 해당 장병 역시 다리를 걷어차이고 성기 부분을 맞기도 했다.
A간부는 또 다른 장병에게 1.5L짜리 사이다 병을 던졌다. 해당 병의 뚜껑은 열려있었고, 내용물이 반쯤 차있는 상태였다.
이 같은 폭행과 폭언, 성희롱 등은 50분가량에 걸쳐 이어졌다.
장병들이 심정으로 고통스러워하다 도움을 청한 국방헬프콜의 대처도 문제였다는 게 작성자 지적이다. 작성자는 “국방헬프콜에 전화를 하니 작전관은 당직사관이나 사령한테 얘기하면 함장선에서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서운하다고 얘기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일 당직사관도 이와 유사한 답변을 줬다는 게 작성자 설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해군은 유감 표명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약속했다.
해군은 입장문을 통해 “가해 간부의 그릇된 행동으로 피해를 입은 병사들에게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가해 간부와 병사들을 분리하여 철저히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당 간부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법과 규정에 의거해 엄정하게 처벌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