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주 재산세 개편 윤곽…종부세·대출규제 완화는 엇박자
2021.05.18 06:00
수정 : 2021.05.18 06:00기사원문
하지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경감 및 대출규제 완화 등 정책 기조 변화 움직임에는 민주당 주류인 '친문'(친문재인)계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부동산 정책 수정 여부를 둘러싼 여당 내 파열음 속에 엇박자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부동산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서울시 구청장 7명과 주택공급, 세제 등 부동산 정책 현안을 논의했다.
다만, 구청장들은 재산세 기준 9억원 상향안에 대해 큰 이견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산세 완화 시 지방세 고정 등을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서울의 구청장들은 세입 감소로 인한 불편함보다는 민심의 목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산세 감면을 확정하기 위해선 이달 말 본회의에서 지방세법 개정안을 처리해야 하는 만큼 이르면 이번 주 재산세 개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소급적용까지 고려해 늦어도 6월 임시국회에서 세법개정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부동산정책 키를 잡은 부동산특위는 재산세 개편 뿐 아니라 종부세·양도세 경감, 대출규제 완화 등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 필요성도 시사했다. 특위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고, 1년 미만 보유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1주택자 양도세 감면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하는 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 역시 무주택 실수요자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완화하는 안을 내놓은 바 있다.
김진표 부동산특위위원장은 "정부도 집값이 급격하게 폭등해 이를 당장 억제하기 위해 금융 조치를 내놓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증축돼 여러 부작용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평생 집 한 채 못 갖는 1가구 1주택 실수요자 거래까지도 세제·금융조치로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엄청난 부담을 떠안아야 거래가 가능해지다보니 조세저항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특위의 부동산정책 기조 전환 기류에 친문진영에서 공개 비판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내 혼선이 커지고 있어 종부세·양도세 개편, 대출규제 완화가 현실화되기까지 난항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병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송 대표와 함께 참석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책 실패의 진단도 처방도 엉터리"라며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경감은 투기 억제와 보유세 강화라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본 방향에 역행한다"고 특위를 직격했다. 강 최고위원은 "부동산특위가 공시지가 9억원, 시가로는 15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에만 부여되는 종부세 기준을 상향하고 다주택자에게만 부과되는 양도세 중과 유예 문제를 또 다시 다루고 있다고 하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송 대표의 공약인 대출규제 완화에 신중론을 내비쳤다. 윤 원내대표는 "부동산 세제와 LTV·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는 시장에 영향이 큰 만큼 세심하게 검토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정책을 조정해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