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복당' 지도부 '끙끙'…윤석열 못 올 거란 말까지

      2021.05.18 05:30   수정 : 2021.05.18 10:51기사원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에 복당할 것을 밝히고 있다. 2021.5.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과 홍준표 무소속 의원.© 뉴스1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국민의힘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놓고 '속병'을 앓고 있다. 당 지도부는 홍 의원의 거취에 대해 침묵하고 있지만, 복당 반대파와 홍 의원의 '장외 설전'이 계속되면서 부담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강경한 '대여투쟁'을 펼치는 동시에 '민생현안'을 챙기는 이중 행보로 중도층 표심 몰이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홍 의원이 복귀하는 순간 '도로한국당' 비판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당은 지난 13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홍 의원에 대한 복당을 만장일치로 의결, 중앙당에 송부했다. 홍 의원이 지난 10일 복당 신청을 한 지 사흘 만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전날(17일)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홍 의원의 복당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와 해당 행위로 징계를 받은 기초지방자치단체 의원 2인에 대한 복당만 승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여론 반발과 표심 이탈을 우려해 홍 의원의 복당안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 당 안팎의 중론이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영남당 논쟁'이 불거진 상황에 홍 의원이 복당할 경우 '막말 이미지'까지 더해져 중도층이 대거 등을 돌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 지도부는 강경투쟁·민생행보 투트랙 기조로 외연 확장에 총력을 모으는 상황"이라며 "(홍 의원의 복당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말을 아끼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도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홍 의원의 복당 문제에 대해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적절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홍 의원과 복당 반대파의 '설전 공방'도 당에는 달갑지 않은 화제다. 홍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복당을 반대하는 세력과 연일 거친 언쟁을 주고받으며 여론을 달구고 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홍 의원이 복당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못 들어온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윤석열 입당은 동반상승의 길이지만, 홍준표 입당은 동반몰살의 길"이라고 썼다.

홍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복당을 자기한테 심사받나, 당원과 국민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틀린 말도 싸가지 없게 한다"고 직설했다. 17일에는 "대여 공격은 하지 못하고 당내 선배만 음해하는 관종으로 커보겠다는 건 잘못 배운 정치행태"라며 불쾌감을 거듭 내비쳤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가 완성되는 6월11일 전당대회 이후까지 홍 의원의 복당 심사를 늦출 공산이 높다고 본다.
전당대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등 원구성 재협상 등 당면 현안이 산적한 점도 홍 의원의 복당 심사를 후순위로 미룰 수 있는 명분이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서울시당이 홍 의원의 복당계를 중앙당으로 올렸다고 바로 비대위가 승인할 가능성은 없다"며 "(복당 안건이 상정되더라도) 의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도 "전당대회가 끝나면 곧장 대선 모드가 시작된다"며 "당 안팎의 대권주자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홍 의원의 복당은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차기 지도부의 사안으로 남겨두지 않겠나"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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