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맞은 모다페, 춤의 성찬 벌인다
2021.05.18 15:00
수정 : 2021.05.18 15:00기사원문
■40회 맞은 모다페 한국 현대무용의 모든 것 선봬
1982년 대한민국 최초로 '제1회 한국현대무용향연'의 이름으로 시작된 모다페는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을 기점으로 '국제현대무용제'로 명칭을 바꿨고 이후 2002년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올해 40회를 맞은 모다페는 올해 '현대 무용의 모든 것, 모다페(All About Contemporary Dance. This is, MODAFE!)'를 주제로 대한민국 현대무용의 모든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한국 현대무용을 만든 전설들의 공연 다시 소환
이번 축제의 서막을 여는 작품은 육완순, 최청자, 이숙재, 박명숙, 박인숙, 양정수, 안신희 등 현대무용 거장 7명의 공연 '모다페 뮤지엄 '레전드 스테이지'다. 먼저 한국에 처음으로 미국의 현대무용을 도입한 안무가 육완순의 '수퍼스타 예수그리스도 - 겟세마네동산의 예수'가 오른다. 이 작품은 1970년 영국의 팀 라이스와 앤드류 웨버에 의해 작사, 작곡된 록 오페라를 육완순 안무가가 1973년 부활절에 세계 최초 현대무용작품으로 만들어 48년째 국내외에서 330여회 공연을 한 대기록을 가진 공연이다. '포스트 모던 댄스의 대표적인 전형' 최청자의 1966년작 '해변의 남자', 한글 춤 시리즈로 유명한 이숙재의 '훈민정음 보물찾기', 박명숙의 1999년작 '유랑'을 압축해 재구성한 '디아스포라의 노래', 낙태 문제를 통해 생명의 존귀함을 다룬 박인숙의 2015년작 '마리아 콤플렉스 III', '사람의 걸음'을 모티프로 다섯 장면으로 구성한 양정수의 '비, 걸음 2021 - 그래서 살내음이 그립다', 1983년 일본 동경국제무용페스티벌 참가작인 안신희의 '지열 Ⅲ'가 오른다.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7개의 공연 실황은 영상으로 기록돼 국가기록원에 기증될 예정이다.
■안성수·전미숙·안은미, 이름 자체로 장르가 되는 무용가 작품 프론트 라인
시작에서 전설들을 소환했다면 마지막은 현대 대한민국 현대무용을 가장 앞서 이끌고 있는 전미숙, 안성수, 안은미 등 3대 무용가의 공연들로 구성됐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 안성수 안무가는 신작 '숏 댄스(Short Dances)'를 무대에 올린다. 2005년 무용계의 노벨상 '러시아 브누아 드 라당스' 작품상 최종 후보에 선정된 바 있는 안성수는 이번 작품에서 그간 고수했던 날카롭고 차가웠던 감수성을 버리고 현재의 시점에서 기존의 무용수와 새로운 무용수들이 재해석한 춤과 시간을 선보인다. 안성수 안무가는 18일 서울 소공로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은 짧은 4개의 연작들로 구성돼 있는데 과거보다 좀 더 따뜻한 모습으로 지금껏 저와 작업했던 사랑하는 무용수들을 위한 작품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안무가들의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전미숙 안무가는 이번 모다페에서 '토크 투 이고르-결혼, 그에게 말하다'를 다시 올린다. 이번 공연에는 차진엽과 이용우, 최수진 등 스타 현대 무용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몸으로 쓰는 20세기의 역사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안은미 안무가는 이번 축제에서 그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를 올린다. 프로 무용수들의 안무와 함께 평생 춤을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 없는 전국의 할머니들이 출연해 내재된 흥을 발산한다.
■전통무용단과 발레단이 선보이는 현대무용의 세계
이번 모다페에는 국가를 대표하는 무용단들도 대거 참여해 자신들의 대표적인 현대무용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내 유일의 현대무용 국립단체인 국립현대무용단은 현 예술감독인 남정호의 '빨래'를 선보인다. 1993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초연된 이 작품은 지난 3월 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무용단은 이재화 안무가의 '가무악칠채'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농악 행진에 쓰이는 빠르고 현란한 장단으로 한 장단에 징을 일곱 번 치는 데서 유래한 '칠채' 장단을 무한히 변주함으로써 장단과 몸의 감각이 충돌하여 생기는 표현의 확장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국립발레단은 그들이 매년 진행해 온 KNB 무브먼트를 통해 선보인 창작 작품들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안무가인 박나리의 '메멘토 모리 : 길 위에서…'와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이자 현 발레마스터인 이영철의 '더 피아노',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2017년 러시아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던 강효형의 '요동치다', 캐나다 출신의 안무가 에릭 고티에의 '발레 101', 2020년 유럽 크리틱 초이스에서 베스트 프리미어로 선정된 바 있는 로만 노비츠키의 '아 유 애즈 빅 애즈 미?(Are you as big as me?)'가 선물세트처럼 관객들을 찾아간다. 국내 최초의 국공립 현대무용단체로 올해 창단 40주년을 맞은 대구시립무용단은 김성용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가 달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 '월훈'과 대구시립무용단 트레이너이자 안무가인 이준욱의 작품 '샷(SHOT)'을 선보인다.
■홍보대사 한예리 "학생 때부터 많이 봤던 모다페, 40주년에 홍보대사 위촉 기뻐"
한편 이번 모다페의 홍보대사에는 영화 '미나리'의 주역 배우 한예리가 위촉됐다. 한예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바 있는 한예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입시 전까지 현대무용과 발레를 부전공으로 배웠기에 중고등학생 때부터 모다페를 아주 많이 보러올 수 밖에 없었다"며 "시기 적절한 때에 홍보대사로 위촉돼 무용계에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한예리는 "무용 공연을 한 번 도 보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무용을 어렵게 느끼지 않고 가볍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틀히 올해는 한국무용과 발레, 현대무용 등 대한민국의 현재 춤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알차게 짜져 있는 것 같다. 그 어느 누구보다 매일 성실하게 삶을 일궈나가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보고 기운을 얻어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