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렸다 하면 몇분만에 품절, 아이돌 티케팅만큼 뜨겁다는 '굿즈 열풍'

      2021.05.19 18:07   수정 : 2021.05.19 18:07기사원문

대한민국은 '굿즈 열풍'이 한창이다. 커피전문점 등 외식 브랜드는 물론 식음료와 유통업체들도 가세해 매일 다양한 기획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한 기념품으로 시작해 최근엔 실용성을 갖춘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아이스박스, 가방, 카트 등 캠핑용품이 대세다. 업체들도 굿즈 판매를 통해 화제를 끌면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수익성도 높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온라인 먹통에 1분만에 매진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본격적인 여름 시즌을 맞아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굿즈 마케팅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인기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품절대란이 매일 같이 벌어지고 있다.

올해 여름에도 스타벅스 굿즈의 인기가 거세다. 지난 13일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이 판매한 스타벅스 굿즈는 판매 개시 1시간여 만에 모두 품절됐다. SSG닷컴은 스타벅스 여름 사은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접속 오류가 발생하는 등 한때 마비가 되기도 했다. 평소 대비 10배가 넘는 고객이 동시에 몰렸다는 SSG닷컴 측의 설명이다. SSG닷컴은 이달 20일과 27일 스타벅스 굿즈를 추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스타벅스가 지난해 여름 사은품으로 제공한 '서머 레디백'은 고객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는 등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사재기와 줄서기를 방지하기 위해 스타벅스는 이번 여름부터 모바일 예약제를 도입하고, 1인당 판매 수량을 제한했다. 하지만 인기가 하늘을 찌르면서 중고거래에서 1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판매되는 실정이다.

CJ푸드빌이 지난 10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한 '빕스X노르디스크 콜라보 캠핑팩'은 판매 시작 1분 만에 품절됐다. 빕스의 프리미엄 밀키트와 북유럽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노르디스크의 보냉백이 만나 캠핑족과 피크닉족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런 인기에 CJ푸드빌은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 추가 판매에 나섰다.

■각양각색 굿즈 대전

올해 여름은 다양한 기획상품이 출시되면서 굿즈 경쟁이 뜨겁다. 코로나19로 야외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캠핑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대거 등장했다. 굿즈 마케팅의 대표주자인 스타벅스의 e-프리퀀시 사은품이 올해도 가장 주목받고 있다.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는 17잔의 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게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다. 지난 2003년 크리스마스 시즌 내년도 플래너를 제공하면서 시작됐다.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한국이 특별하다. 지난 2013년부터 무료 음료 쿠폰을 제공했고, 2018년부터 여름 관련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다. 첫해는 매트, 2019년 비치 타월, 지난해 서머 레디백과 체어을 제공했다. 여름 프리퀀시 행사에 한정판 굿즈를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스타벅스는 올해 보냉 기능을 갖춘 '서머 데이 쿨러' 2종과 블루투스 스피커 기능이 탑재된 휴대용 랜턴 '서머 나이트 싱잉 랜턴' 3종 등을 증정한다.

한국맥도날드도 굿즈 마케팅 대열에 가세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한정판 기획상품인 '피크닉 세트'를 출시했다. 피크닉 가방과 필요에 따라 사이즈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빅 플레이트(접시) 1개, 스몰 플레이트 2개로 구성됐다. 가방은 흘러내리는 치즈를 형상화한 패턴이 특징이다. 앞서 선보인 빅맥 모양의 2단 런치박스는 큰 인기를 끌며 품절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프링글스 보냉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링글스와의 협업을 기념해 프링글스의 원통 패키지에서 영감을 받은 버킷백 스타일의 보냉백을 제작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야외활동을 즐기는 트렌드에 맞춰 기획상품을 선보였다. 최대 50㎏까지 물건을 수납하고, 이동할 수 있는 미니웨건이 대표적이다. 투썸플레이스는 3.8L 용량의 원통형 보냉물통 워터저그와 아이스박스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카페베네가 '펫팸족'을 겨냥해 출시한 펫캉스 텐트도 인기다. 다른 기획상품 대비 4배가량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파우치형 반려 전용 텐트로, 휴대와 조립이 간편하고 아담한 크기와 귀여운 디자인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농심도 최근 패션편집숍 바인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어프어프와 손잡고 배홍동비빔면 한정판 굿즈를 출시했다. 스마트폰 케이스와 그립톡, 에어팟 케이스, 티셔츠, 잠옷, 앞치마, 행주, 피크닉매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롯데제과도 미국 캠핑 브랜드 첨스와 손잡고 굿즈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전국매장에서 에어베이크드 및 스낵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사은품으로 멀티백을 증정한다.

■충성고객 확보에 수익성까지

기업들이 다양한 굿즈 판매를 통해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충성 고객도 확보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최근 소비자들이 굿즈를 구매하는 이유가 단순히 소유하는 목적을 넘어서 과정 속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점도 흥행의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변형된 명품 소비 현상이 한정판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유욕으로 반영돼 나타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기획상품의 판매가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수익성에 도움이 되면서 매년 굿즈 마케팅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획상품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장 성공적인 굿즈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기획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10%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92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보면 기획상품 매출 규모가 약 1700억원 수준인 셈이다.


수익성 개선에도 굿즈 판매의 흥행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스타벅스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19% 감소했지만 스타벅스코리아는 전년에 비해 3% 증가했다.
올해 1·4분기 매출은 5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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