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영아 갈비뼈 골절·상습 방임…20대 친부 송치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에서 생후 7개월 된 아들를 학대하고 상습 방임한 혐의로 친부가 검찰에 송치됐다. 아이는 치료를 마치고 퇴원해 엄마 품으로 돌아갔다.

제주경찰청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중 상해)과 아동복지법(방임) 위반 혐의로 20대 친부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20대 친모 B씨도 영아를 방임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말 제주시 자택에서 아내 B씨와 부부싸움을 하다가 B씨를 손으로 미는 과정에서 태어난 지 7개월 밖에 안 된 아이의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등 중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부부는 수십 차례에 걸쳐 집에 아들을 홀로 두고 1시간 이상 외출하는 등 아들을 상습적으로 방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초 이들은 아이가 집 안에서 놀이기구를 타다가 떨어져 다쳤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경찰은 고의성 여부를 입증하기 위해 법의학 감정을 의뢰하기도 했다.

아이는 올해 1월 28일 제주시 모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튿날 병원 측은 아이가 아동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병원 측은 아이가 외부 충격 때문에 갈비뼈 골절과 복부 다발성 장기손상을 입었으며, 과거에도 갈비뼈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신고 접수 5일 만인 지난 2월3일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의사·변호사가 참여하는 아동학대 통합사례 회의를 열어 자문을 얻은 결과, 외력에 의한 아동학대로 보인다는 결론이 나오자 바로 부모의 접근금지 임시 조치를 신청했다.

피해 아이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치료를 마치고 엄마 품으로 돌아간 상태다.

제주경찰청은 “부부 모두 양육에 소홀해 왔던 사실을 많이 반성하고 있다”며 “아이가 엄마를 많이 따라 전문가 조언을 토대로 아빠와 분리하고 엄마에게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e-mail]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