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같은...' 입원 중 내연남 아내 찾아가 독극물 살해시도
2021.05.25 10:59
수정 : 2021.05.25 13:15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의사 가운을 훔쳐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인 내연 관계 유부남의 아내를 찾아가 독극물로 살해하려던 드라마 같은 사건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25일 중국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2019년 3월 산시성 타이위안시에 사는 여성 A씨는 유부남 B씨와 3년 동안 연인 관계를 이어오다 두 번의 임신을 하게 됐다. A씨는 첫 아이는 낙태를 했지만 두 번째 아이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두 달 뒤 B씨의 아내가 급성충수염으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을 했다. 이 때 “병원에서 아내를 돌봐야겠다. 아내에게 전화를 걸겠다”는 B씨 말이 A씨의 신경을 건드렸다.
그러나 A씨는 내연남 B씨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오히려 분노의 화살은 엉뚱하게 내연남의 아내에게 날아갔다.
급기야 A씨는 이튿날 인터넷에서 각종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무너뜨리는 법, 정상적인 사망처럼 죽게 만드는 방법 등 살해 수법부터 쥐약, 비상, 염화칼륨과 같은 살해 도구까지 찾아봤다. 비상은 살충제 등에 쓰이고 염화칼륨은 비료나 거즈, 링거액 재료로 사용한다.
같은 날 오후 당초 임신한 아이를 위해 서류를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던 B씨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자, A씨는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A씨는 타이위안시 위생학교를 졸업한 덕분에 간단한 의학적 지식도 가지고 있었다.
그날 늦은 밤 내연남 B씨의 아내가 입원한 병원으로 찾아간 A씨. 그의 손에는 염화칼륨과 주사기, 마스크, 의료용 가운이 들려 있었다. 모두 자신의 거주지 인근 병원, 약국 등에서 구입한 것들이다. 근무 중인 병원 간호사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의사 가운을 입고 있던 덕분에 “환자를 진찰하러 간다”고 둘러댈 수 있었다.
B씨 아내에게도 “칼륨을 보충해야 한다”며 의사 흉내를 냈다. 하지만 A씨는 범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염화칼륨이 갑자기 몸속으로 들어온 후 통증을 느낀 아내가 간호사를 불렀고 이날 의사 회진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챈 간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B씨의 아내는 간호사가 수액을 놔주면서 화를 면했다.
타이위안시 인민법원은 A씨에게 고의살인죄(미수)를 적용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고의로 다른 사람의 생명을 불법으로 빼앗는 범죄에 착수했지만 자신의 의지와 달리 실현되지 못했다고 법원은 판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