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지 돌풍 원동력은 승리 향한 강한 집념"

      2021.05.25 19:07   수정 : 2021.05.25 19:07기사원문
박민지(23·NH투자증권)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올시즌 치러진 KLPGA투어 6개 대회 중 절반인 3개 대회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 추세대로라면 김효주-박성현-이정은으로 이어지는 '대세녀' 계보를 잇는 건 떼논당상이다.

박민지는 현재 대상, 상금, 다승 부문 1위다. 그렇다면 2017년에 투어에 데뷔, 작년까지 매년 1승씩밖에 올리지 못했던 박민지가 올해 이처럼 확 달라진 원동력은 뭘까.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중 캐디 전병권(32)의 역할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전병권은 '핫식스' 이정은(24·대방건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하기 전까지 백을 메면서 6승을 합작했다. 2019년 하반기부터 박민지를 도와 현재까지 5승째를 거뒀다. 국내 전문 캐디로는 최희창(유해란 캐디), 서정우(오지현 캐디)에 이어 세번째로 10승 이상을 합작한 캐디다.

프로 골퍼 출신인 전병권은 26살이던 2015년 인주연(24·삼천리)의 백을 메는 것을 시작으로 전문 캐디의 길로 접어들었다. 시작은 호구지책이었다. 하지만 점점 전문 캐디라는 직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작년 상반기 6개월가량 회사생활을 하기도 했으나 외도는 길지 않았다. 그는 "코스에 있는 것이 행복했다"라고 유턴 이유를 설명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다시 박민지의 백을 다시 멘 전병권은 오히려 그 이전보다 호흡이 착착 잘 맞고 있다. 전병권은 "(박)민지는 내면의 단단함이 다른 선수들보다 강한 것 같다. 하고자 하는 집념도 강하다. 잘 안됐을 때 물고 늘어지는 것도 남다르다"면서 "컨디션이 안 좋으면 처지는 경우가 있는데 어떻게라도 물고 늘어진다"고 했다.

그는 체력적인 부문도 박민지의 강점이라고 했다. 전병권은 "체력적인 면이 아주 좋아졌다"면서 "단기간 운동 효과가 아니라 어려서부터 어머니 영향을 받아 열심히 훈련한 것이 빛을 보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기술적인 부문에서 박민지는 모자람이 없다는 게 전병권의 생각이다. 특히 드라이버샷 지수(정확도+비거리)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좋다. 그는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25m다. 그 정도면 플레이 하기가 수월한 거리다. 게다가 페어웨이 적중률이 높다. 같은 거리를 나가는 선수에 비해 적중률이 월등히 높아 그만큼 아이언샷 공략이 수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민지는 두산 매치플레이 결승전에 들어가기 전 "그린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정신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민지가 강한 정신력을 갖기까지는 1984년 LA올림픽 여자 핸드볼 은메달 주인공인 어머니 김옥화씨의 영향이 컸다.

박민지는 예전과 달리 언제부터인가 경기중에 자주 웃는다. 경직된 분위기를 푸는데 그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걸 알고부터다. 전병권은 박민지의 현재 상승세가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 이유로 기복이 심하지 않은데다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선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만하지 않고 지금껏 해왔던대로만 한다면 잘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28일 개막하는 E1채리티에서 3주 연속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전병권은 "(박)민지와 사우스스프링스 코스가 잘 맞는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박민지의 해외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병권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가 되면 해외 진출 고려할 것 같다.
그 전에는 그럴 뜻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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