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잔혹성 고스란히… 한국 온 '한국에서의 학살'

      2021.05.27 18:08   수정 : 2021.05.27 18:08기사원문
매일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줄을 늘어서 있다. 휴일이라면 전시장 앞에 도착해 입장하기까지 100여m를 한 두시간 가량 기다려야 한다. 지난 1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중인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얘기다.



전시를 기획한 비채아트뮤지엄 관계자는 27일 "평일에도 개관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며 "아직 자세하게 밝힐 순 없지만 곧 방문 관람객 수 1만명을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20세기 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는 우리나라에서 의무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로 널리 알려진 작가다.
입체주의 창시자인 그를 통해 모더니즘이 시작됐다. 피카소는 모더니즘의 창시자에 머물지 않고 끝없는 혁신과 창조적 재생산으로 모더니즘을 지배한 예술가였다.

서양미술사의 오랜 전통을 존중하며 전통을 교훈 삼아 창작적 진화를 도모했고 예술을 통해 삶을 파괴하는 악을 고발했으며 행동하는 예술가로서 인류애를 실현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상은 그가 1937년 세상에 선보인 '게르니카'와 1944년부터 1946년까지 그려낸 '시체구덩이', 1951년 1월에 완성한 '한국에서의 학살' 등 그의 반전예술 3대 걸작에 드러난다.

이번 전시가 주목받은 이유는 이중 '한국에서의 학살'이 국내 처음 내걸렸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을 실제로 보면 '과연 이것이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인가' 의구심이 든다. 중세시대의 갑옷을 입은 듯한 무장한 이들이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들을 향해 칼과 총을 겨누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피카소가 당시 한국전쟁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 그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피카소는 생전에 "전쟁의 모습을 표현할 때 나는 오로지 '잔혹성'만을 생각한다.
군인들의 군모와 군복 같은 것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한국에서의 학살' 외에 그의 화업 70년을 연대기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작품 110여점이 공개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작업을 펼쳤던 청색시대 작품들을 비롯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신고전주의와 초현실주의 경향의 작품까지 총망라됐다. 전시는 8월 29일까지.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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