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드는 금값… 금통장 같이 뛰는데 골드바 판매는 하락세?

      2021.05.30 17:22   수정 : 2021.05.30 17:22기사원문
금값이 오르고, 가상자산의 하락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은행의 골드바와 금통장이 엇갈린 판매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금통장의 잔액은 늘어나는데 골드바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 이에 대해 은행업계에서는 골드바와 금통장 상품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30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신한·KB국민·우리은행의 금통장 잔액은 6989억원으로 지난달(6480억원)보다 7.8% 늘었다.

금통장 잔액은 올 2월부터 계속 증가해왔다. 지난 1월 6327억원에서 2월 6219억원으로 떨어진 뒤 3월(6271억원), 4월(6480억원)에는 계속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금통장 잔액은 4월부터 증가폭이 가팔라졌다. 업계에서는 안전자산인 금의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해 금값이 올라 이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전세계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자 4월 중순부터 10일 새에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장코인부터 각종 알트코인까지 가격이 20% 이상 떨어진 바 있다.

또 이달에는 테슬라 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으로 자사 전기차 구매를 할 수 없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 자산 가격의 급락세가 이어졌다. 머스크는 과거 비트코인으로 자사 전기차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혀 가상자산 시장에 불을 지핀 바 있다. 같은 기간 금값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g 당 가격은 지난 3월31일 6만1209원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6만8000원 선까지 회복했다.

반면 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3월 이후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은 61억5914만원으로 4월(69억9604만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 3월(136억4462만원) 이후 판매량이 반토막 난 후 하락세가 이어진 것.

업계에서는 금값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금통장과 골드바 상품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이 같은 상황을 설명했다.

금통장은 금에 간접투자하는 방식으로, 고객이 자신의 은행 계좌에 예금을 넣으면 금 시세에 따라 잔액이 자동으로 변동한다. 소액투자가 가능하고, 언제든 환매할 수 있어 단기 투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골드바는 실제 금을 구입하는 직접투자 방식으로 본인이 금을 직접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보통 장기적으로 금을 보유하려는 고객이 주로 이용한다.

업계에서는 당장은 금값이 올라도 앞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금을 장기로 보유하려는 수요가 적어 골드바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백신접종에 힘입어 달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단기 투자가 가능한 금통장의 인기가 더 높다는 것.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하락세로 당장 금값이 오르고는 있지만 금리가 오르며 달러강세가 시작되면 또 떨어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현재 골드바보다는 금통장이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ing@fnnews.com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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