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신드롬'에 연일 술렁..과거 세대교체 바람은 희비 뚜렷

      2021.06.02 06:00   수정 : 2021.06.02 12: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집권 여당 참패라는 4.7 재보궐선거 결과에 이어 보수 야당에 불고 있는 '이준석 신드롬'까지 잇따르는 대형 쓰나미에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4.7 재보선 결과는 2030의 정치적 발언권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 수준이었다면, 이번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고 있는 '이준석 현상'은 정치적 의미나 파장의 정도도 초 메머드급으로 정치판을 뒤흔들 가능성이 있어 주목을 받는다. 결과에 따라선 헌정 이래 최초의 정치권 변화가 올 수 있는 점에서다.



이번 현상이 일부 청년의 반란에 그치지 않고 보수세력 전체가 환골탈태의 흐름에 주목하며 들썩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특히 '이준석 현상'이 '40대 기수론' '386세대' 등 과거 정치권에서 불었던 세대교체 바람과 오버랩 되면서, 이번에도 새 인물의 급부상이 정치권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세대교체 열망, '돌풍'으로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은 이른바 '40대 기수론'이 원조격이다. 1971년 대선을 앞두고 42세였던 당시 김영삼 의원이 신민당의 대통령 후보 도전을 선언하면서 '40대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됐다. 이어 같은 당에서 김대중(44세), 이철승(47세) 의원이 잇따라 대권도전에 합류하면서 세대교체는 대세론으로 자리잡았다. 당시 당 지도부나 중진에게는 '구상유취'라는 비웃음을 살 만큼 미미한 시작이었지만, 여론의 흐름과 함께 돌풍이 됐다.

이후 1980년 전두환 정권에서 학생운동을 했던 '386세대'의 등장은 정치권에서 또 한번 큰 바람을 일으켰다. 먼저 1996년 15대 총선에서 32세의 김민석 의원(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에 입성하면서 신인 정치인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이후 진보정당에서 송영길·임종석·이인영·우상호·김현미·김태년·최재성 등, 보수정당에서 원희룡·김영춘·오세훈 등 청년 정치인이 기성 정치인을 꺾고 대거 국회에 들어왔다.

■뚜렷한 목표·추동 세력이 과제
최근 정치권에선 이준석 후보가 1985년생의 36살이라는 점에서 '30대 대통령론'까지 제기되며 이슈가 확장되고 있다. 이날 민주당 대권주자로 나선 김두관 의원도 한 간담회에서 대통령 피선거권 자격을 40세에서 25세로 낮추고, 국회의원 피선거권 자격은 25세에서 18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이 후보 개인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방증이지만, 여전히 이번 바람이 향후 미풍에 그치게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에는 집단의 움직임이 하나의 현상이 되어 개혁을 주도했다면 현재로선 이 후보가 '1인 돌풍'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쇄신을 강조하는 '개혁 소장파'들의 활약이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우군이나 주축 세력이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쇄신 바람이 성공한다면 그 뒤에도 과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의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의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등이 개혁 그룹의 대표적인 경우였다.

과거에도 YS·DJ의 40대 기수론이 자체 쇄신은 물론 정권 창출로 연결됐지만 이후 수없이 이어진 여러 개혁파의 쇄신 깃발은 대부분 용두사미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반기문·안철수 등 개인을 중심으로 이어진 인기몰이도 여러 암초를 만나 그 현상이 아쉬운 결과로 그친 바 있다.
'이준석 신드롬'이 단순 인기몰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민심을 읽는 통찰력, 국민이 원하는 뚜렷한 목표 설정과 추진력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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