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감원장에 이상복·원승연 2파전 압축
2021.06.03 21:06
수정 : 2021.06.03 21:06기사원문
■후보군 중 이상복·원승연 교수 좁혀진 듯
금융위원회는 당초 이상복 교수와 손상호 원장, 정석우 교수 등을 지난달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상황이 바뀌었다. 손상호 전 원장은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이나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석우 교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이력이 있어 감독기관 수장에 오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하마평 도중에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주까지는 이상복 교수가 유력한 인물로 떠올랐으나 최근 원승연 명지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 이상복 교수는 금융위원회에 인연이 많고, 원승연 교수는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다. 이상복 교수는 변호사 출신으로 법리에 밝고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해 감독기관의 생리를 잘 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더해진 하마평에선 원승연 교수가 떠오르면서 2파전 양상이 되고 있다. 원승연 교수는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지만 개혁성향 소장파 출신들이 많은 '학현학파'로 잘 알려져 있다. 학현은 변형윤 전 서울대 교수의 호다. 학현학파 출신 인맥은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삐대로도 불린다. 소득주도 성장이 학현학파에서 나왔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다. 김상조 청와대 전 정책실장,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장(전 소주성 위원장), 이제민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강신욱 전 통계청이 학현학파 라인이다.
하마평에 밝은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상복 교수가 우세했으나 최근 이상복 교수와 원승연 교수로 좁혀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또 학계 출신" vs "과감한 개혁 필요"
차기 수장 역시 연달아 학계 출신이 올 가능성이 높아지자 노조는 강한 부정적 기류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 역시 과도한 징계를 우려한다. 반면 개혁성향 학자가 가지는 강점 역시 만만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달 31일 '껍데기는 가라, 교수는 가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노조는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직원을 승진시켰다며 윤 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정량적 평가를 기반으로 한 인사였지만 노조는 수차례 반발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윤 원장에 대해 정무적 감각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금감원 관계자는 "노조가 인사 이후 갑자기 수년 전에 있었던 채용비리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금감원 미래에 도움 되는 행동은 아니었다고 본다"면서 "업무보다는 인사 불만을 내비친 점에 대해 노조 내부에서도 일부 불만이 있었다"고 전했다.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날을 세우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3년간 사모펀드 사태 등 주요 사건에 대한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인적 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분쟁조정위원회 등 소비자 피해 회복의 강도도 함께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