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협의' 박범계·김오수…검찰인사 오늘할까 늦어질까
2021.06.04 05:02
수정 : 2021.06.04 05:02기사원문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박 장관은 김 총장과 만나 검사장 승진·전보 등 구체적인 인사안과 직제개편안 등을 놓고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 가량 협의했다. 지난 2일 35분 가량 독대한 데 이어 이틀째 의견을 조율한 것이다.
이들은 오후 6시30분부터 예정에 없던 '만찬 회동'까지 하면서 '마라톤 논의'를 이어갔다. 만찬 회동은 오후 9시에야 최종 마무리됐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총 5시간 가까이 의견을 나눈 셈이다.
김 총장은 만찬 회동 전 취재진에게 "나름대로 열심히 의견을 드리고 설명도 했지만 저로서는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해 양측이 결론에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박 장관과 의견 충돌이 있었느냐', '4일 인사 발표는 가능하느냐'는 질문에도 역시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인사 시기를 늦춰서라도 추가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일선 검찰청 형사부의 직접 수사를 제한하는 직제개편안을 두고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총장은 박 장관에게 국민 생활과 직결된 6대 범죄(부패·공직자·경제·선거·대형참사·방위사업)에 대해선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부분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다만 그는 "박 장관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더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를 앞두고 김 총장과의 회동을 사전 일정부터 예고하는 방식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과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인사 등을 놓고 충돌했던 것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지난 2월 인사에선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 문제 등을 놓고 윤 전 총장과 신현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충돌, '패싱' 논란까지 불거진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선 이번 인사에서 이 지검장의 승진 여부를 비롯해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등 소위 핵심 보직에 누가 앉게 될지 주목하고 있다.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비롯해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꼽혔던 인사들의 거취 여부도 주목된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인사는 물론 직제개편안 역시 검찰 내부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안인 만큼 협의 과정이 만만찮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 총장과의 인사 협의를 한 차례로 마무리할 계획이었던 박 장관이 추가 의견 청취 절차 없이 4일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장관은 전날 청사를 나서면서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예정에 없던 '만찬 회동'이 이뤄지면서 4일 검찰 인사가 단행되는게 아니냐는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전날 긴 시간 협의를 거친 만큼 더이상 추가 논의 없이 박 장관이 인사를 강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은 만찬 회동으로 인사를 위한 나름의 명분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김 총장의 요구를 수용하고 검찰 내부의 의견을 경청했다는 점에서, 김 총장은 박 장관에게 추가 협의를 요구해 검찰 입장을 대변했다는 점에서 각각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고검장 등 간부들이 줄사표를 내면서 현재 검사장급 이상 자리는 서울고검장, 수원고검장, 대구고검장,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 차장검사, 인천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11곳이다. 법무부 차관 자리 역시 공석이지만 비검찰 인사가 올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공감언론 뉴시스up@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