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큰손 떠오른 중견건설사, 재계 순위도 흔든다

      2021.06.06 18:17   수정 : 2021.06.06 18:17기사원문
중흥건설, 호반건설 등 중견건설사들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재계 순위의 지각변동까지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주택경기 호황으로 괄목할 성장을 이끌어낸 중견건설사들이 신사업 확대 전략으로 M&A를 낙점하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이번 주 희망 의사를 밝힌 대우건설 인수전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KDB산업은행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로,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낙점한 배경으로는 인지도 제고와 해외 사업 진출이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중흥건설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으로 재계 47위다. 중흥건설이 재계 42위(9조8470억원)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중흥건설은 단숨에 재계 서열 21위로 올라서게 된다. 정찬선 중흥건설그룹 회장도 연초 재계 순위 20위권 명단에 중흥건설그룹의 이름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호실적을 내고 있는 대우건설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자 인수 희망자들이 몰리는 건 변수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여러 인수 희망자가 나타남에 따라 제한적 경쟁입찰 형태로 매각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계속해왔던 중흥건설이 외연 확대를 위해 M&A를 고려 중인데, 특히 해외 사업 경험이 없다 보니 대우건설은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가격이 더 올라갈 수도 있고, 해당 비용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조달할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과 호반건설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목표로 올해 M&A에 뛰어들었다. 우선 동부건설은 에코프라임마린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4월 15일 한진중공업 주식 66.85%를 사들이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산은 등 주주협의회와 체결했다. 현재 동부건설 컨소시엄은 한진중공업의 기업 실사를 진행 중이며, 기업결합 승인과 방위사업 등에 대한 주무관청 승인과 잔금 지급 등의 절차를 8월께 완료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조선 및 건설업 분야와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사가 같은 건설업을 영위하지만 동부건설이 서울·수도권, 한진중공업이 경남 지역에서 각각 강점을 보이고 있다.

호반건설을 주축으로 한 호반그룹의 경우 지난달 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 인수를 완료하고, 신재생에너지와 광통신 등 사업 확대로 그룹 경쟁력 강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특히,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호반건설은 활발한 M&A 효과로 지난 10년간 재무제표 기준 기업 총자산 규모를 3813억원에서 5조4148억원으로 성장시키는 등 인수합병 시장의 단골로 꼽히고 있다.
또 건설업이 주력인 아이에스(IS)동서도 지난해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을 인수하며 친환경에너지 사업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처럼 중견건설사들이 M&A 시장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건설경기 활황으로 투자 자금을 마련한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사가 새로운 사업을 진출하거나 포트폴리오 확대를 추진할 때 가장 손쉬운 전략이 M&A"라며 "이미 특정 사업이나 해외 사업에서 자리 잡은 기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사업 확장을 꾀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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