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바일테크밸리 갈등, 울산시의원 부당개입 의혹까지
2021.06.08 14:04
수정 : 2021.06.08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뒷산 산책로 차단으로 시작된 동네 주민과의 작은 갈등이 울산 모바일테크밸리 산단 승인 과정의 서류위조와 시의원 부당 개입, 기부금 착복 등의 의혹을 밝혀달라는 국민공익감사청구로까지 번져 귀추가 주목된다.
울산 북구주민회, 천마산지킴이 주민대책위, 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달전주민위원회, 모바일테크밸리 산업단지 조성반대 지주대책위원회(이하 주민대책위)는 8일 울산시청 앞에서 이 같은 내용의 공동기자회견을 가졌다.
모바일테크로밸리는 울산 북구 달천동 일원에 31만5000㎡ 규모로 조성되는 민간개발 일반산업단지다.
■ 천혜의 자연환경 앞마당에 또 공단 조성
인근 주민들과 갈등은 지난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간 시공사는 천마산 등산로 일부를 폐쇄, 벌목을 진행하면서부터다.
천마산은 30년 이상 된 편백나무 8500여 그루가 조성돼 코로나19 시대 주목받고 있는 야외 관광지로, 최근 한국 언택트 관광 100선에 포함된 치유의 숲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등산로 폐쇄 후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사는 지속될 전망이어서 갈등은 계속해 불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민들 사이에서는 산단 승인과정에서 각종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하나 둘 제기됐고 결국 주민 543명은 의혹 해소와 사업의 원점 재검토를 위해 울산 북구주민회 안승찬 회장 대표로 지난 5월 29일 감사원 공익감사청구서를 접수시켰다.
■ 울산시 산단 심의위원이 주민대표로 협상
공익감사청구서에 제기된 의혹은 크게 3가지이다.
먼저 울산 북구 모바일테크밸리 승인 과정에서 지난 2015년 당시 울산시의회 A의원의 부당한 개입 의혹이다.
당시 A의원은 울산사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으로 ‘지방산업단지 심의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었고 농소3동 아파트연합회 회장도 동시에 맡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본인을 포함한 3인을 아파트연합회 협상팀으로 구성한 뒤 3억 원의 기부금을 받는 조건으로 시행사와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주민대책위는 A의원의 행위가 공무원 윤리강령과 행동강령을 위반한 범죄라는 입장이다.
■ 도시가스 설치 서명이 산단조성 서명으로 둔갑
두 번째는 주민의 의견을 왜곡 조작했다는 의혹이다. 당시 달천마을 주민들에게 경동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동의여부를 묻는 주민서명을 받았는데 이후 산업단지 조성 동의 여부를 묻는 주민서명으로 조작돼 울산시에 보고됐다는 내용이다.
세 번째는 2014년 11월 제출된 산업단지계획승인신청서에 전체 면적의 8.6%였던 주거시설용지가 2021년 1월 착공 직전에는 12.4%로 변경돼 있었다는 내용이다.
적정 세대수가 520세대로 검토됐지만 승인과정을 거치면서 720세대로 늘어났다. 주민대책위는 근로자 주거용보다는 공공주택 개발 이익에 목적이 있어 보인다며 이 또한 승인과정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울산시의 국유지 및 공유지 매도 의혹도 제기
이밖에 △소유권이 주민들에게 있는 나무들을 시공사 무단 벌목한 일과 △전원주택 부지의 일방적인 강제 매입 시도, △민간개발사업에 울산시의 국유지 및 공유지 매도 의혹, △시공사가 달천마을 발전협의회에 건넨 기부금 1억 원을 공단 조성에 찬성한 협의회 회원 15명이 나눠 가졌다는 내용의 고발건의 신속한 경찰 수사 등도 감사청구서에 포함됐다.
주민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주민의 여론이 올바로 전달되지 못하고 문서가 위조됐다고 제기했지만 울산시는 이를 무시하고 침묵한 체 사업을 승인했다”며 “이는 산업단지 조성에 진실이 덮어지고 부당하게 진행됐음을 반증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