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긴 마늘 씹다 이 깨졌다, 치료비 내놔" 진상 부리는 손님들

      2021.06.08 17:56   수정 : 2021.06.08 19:52기사원문
코로나19 장기화로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일부 음식값 환불 또는 배상을 목적으로 한 악성 민원도 잇따라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업종별 외식산업 경기지수 가운데 배달·포장 수요가 높은 피자, 햄버거, 샌드위치 등 관련 음식점업은 타 업종 대비 지난해 4·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상승했다.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현재)과 향후 3개월간(미래)의 외식업계의 매출, 경기체감 현황·전망을 조사한 수치로, 100을 넘기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음식에 치아 손상됐다" 배상 요구

이처럼 배달 음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배달 음식 사고에 대한 업주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회원수 75만명을 보유한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배달 음식을 먹다 치아가 손상됐다는 손님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글들이 최근 이어졌다.


치킨집 사장 A씨는 최근 "기름에 튀긴 마늘 절편을 씹다 이가 깨졌다"며 임플란트 등 보상을 요구하는 손님으로 고민이다. 손님이 치과에서 촬영해 보내온 치아의 상태는 뿌리 부분이 이미 일부 검게 썩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A씨는 "손님에게 원래 치아가 갈라져 있던 곳에 마늘이 끼인것은 아닌지 물었다가 오히려 욕설과 협박을 들어야 했다"며 "다행히 음식물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둬 자기부담금 30만원을 내고 보험처리를 하겠노라 약속했다"고 말했다.

피자집 사장 B씨는 최근 포장한 피자를 집에서 먹다 이물질을 씹어 이가 깨졌다는 손님의 전화를 받았다. B씨는 이물질을 수거하러 가겠다고 했지만 손님은 "이미 버렸다"며 피자 값 환불을 요구했다. B씨가 손님에게 받은 사진에서 확인한 이물질은 불고기 피자에 들어간 '소의 힘줄' 부분이었다.

■ "배달 음식 사고 가장 사기 주의"

현행법상 음식물 취식 중 치아가 파절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음식물 제조 부주의로 타인의 신체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판단돼 배상책임이 따른다.

그러나 배달 음식의 경우 실제 음식에서 나온 이물질있지 확인할 수 있는 여부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그저 보상을 해주기도 석연치 않다는게 업주들의 얘기다.

치킨집 사장 A씨와 피자집 사장 B씨 이외에도 "피자 빵이 딱딱해 치아가 4개 깨졌다"거나 "리조또를 먹다 이물질이 나와 이가 부러졌다"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업주도 "비슷한 사례로 사기를 당한 적이 있다"며 "음식값 환불을 노리고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경우 절대 응하지 말고 보험사를 통해 처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은 사고 발생시 적용받을 수 있는 음식물배상책임보험의 경우 배상 범위가 구내에 한정되는지 구외까지 보장되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배상 범위가 구내일 경우 가게 안에서 취식을 하다 발생한 사고에 대해서만 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음식물로 인한 사고가 입증되면 업주가 배상할 책임이 따르게 되는데 가입한 보험 약관에 따라 보상이 다른 만큼 보장 범위를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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