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화이자 백신구매 논란 공식 사과
2021.06.09 09:27
수정 : 2021.06.09 09: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구=김장욱 기자】 권영진 대구시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이자 백신구매 주선과 관련해 지난 8일 공식 사과했다.
권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백신구매를 돕기 위해 선의로 시작한 일이 애초 의도와 달리 사회적 비난과 정치적 논란을 야기하면서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단순한 백신 도입 실패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한 이 이야기가 '가짜 백신 사기사건' 논란으로 비화된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저의 불찰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5월 31일 지역 의료계 대표들과 함께 백신 접종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지자체 차원 백신 구매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정부가 검토 중인 사안을 성급하고 과장되게 언급해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하도록 자초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권 시장은 "신중치 못한 언행으로 대구 이미지가 실추되고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면서 "이번 논란의 모든 잘못은 시장인 저에게 있으며 시민과 지역 의료계에 대한 비난은 멈추어 달라"고 읍소했다.
권 시장은 이 자리에서 "독일에서 백신을 구입할 수 있다는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의견을 듣고, 신중하지 못하게 시장 명의의 구매의향서를 복지부에 보낸 것"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 "코로나19 사투 현장에서 고생하는 지역 의료계를 힘들게 만들고 사기가 저하되도록 했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구매를 위해 애쓰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미안하고, 모든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며 "시와 '메디시티대구협의회'의 예산은 단 한푼도 사용된 적이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앞서 시는 의료기관협의체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를 통해 3000만명분 화이자 백신구매를 추진하다 관련 거래선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진위가 의심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여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시를 비판하는 여론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됐다.
권 시장의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진련 대구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이 교육위원회 전문위원실을 통해 시의회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시의회 행정사무 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제3조에 따르면 시의회는 재적 의원 3분의1 이상의 발의가 있는 경우 본회의 의결을 거쳐 시의 행정사무 중 특정 사안에 관해 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를 할 수 있다.
이 시의원은 "권영진 시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과문을 내긴 했지만, 아직 시민들의 의구심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며 "따로 시정 질의도 준비하겠지만 개인 활동만으로는 상세한 자료나 내용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의회 차원의 기구를 만들어서 공식적으로 얘기를 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