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장에도 짭짤… ‘커버드콜 펀드’ 수익률 주식형 앞질렀다
2021.06.09 17:51
수정 : 2021.06.09 17:51기사원문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8개 커버드콜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6.39%로 국내 주식형펀드(5.21%)를 웃돌았다.
커버드콜 펀드는 주식을 사는 동시에 주식을 미리 약속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 옵션(call option)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을 쓴다. 예를 들어 A주식을 1만원에 사는 '콜옵션'을 행사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이 투자자는 시장에서 A주식이 가격이 1만1000원으로 올라도 1만원에 살 수 있다. 시장가보다 낮게 살 수 있는 권리여서 이 콜옵션 자체도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다. 커버드콜 펀드는 이 콜옵션을 꾸준히 팔아 수익을 낸다. 주가가 떨어져도 콜옵션 매매로 수익률을 방어한다.
펀드별로 보면 KB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인 'KBKBSTAR200고배당커버드콜ATM'이 최근 3개월 동안 14.22% 수익을 내 가장 우수했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 고배당 커버드콜 ATM 지수'(C-KOSPI 200 LVHD-A Index)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3.72%)과 KT(2.92%), 효성(2.79%), 한전KPS(2.76%), SK텔레콤(2.72%) 등 국내 배당주를 담고 있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ETF '삼성KODEX 미국S&P고배당커버드콜'(11.64%)와 'KB고배당커버드콜' 펀드(11.36%), DB자산운용 ETF 'DB마이티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8.66%),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미래에셋TIGER200커버드콜5%OTM'(6.30%), 신한자산운용의 '신한유로커버드콜인덱스' 펀드(5.99%) 순으로 성적이 좋았다.
성적과 별개로 설정액은 줄어들었다. 증시 반등 기대감으로 이미 감소세인 상황에서 지난 5월 10일부터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강화된 투자자 보호 제도가 시행되면서 커버드콜 펀드나 레버리지·인버스 펀드에 대한 제약이 생긴 탓이다.
그러나 증시 예측이 까다로워지면서 커버드콜 펀드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꾸준할 전망이다. 시장에는 하반기에도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시각과 인플레이션(화폐가치가 떨어져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현상)·테이퍼링(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자산 매입 축소) 우려로 약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섞여 있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박스권에서 이탈할 뚜렷한 모멘텀(동력)이 나타나지 않는 한 증시는 숨고르기를 통해 기술적 부담을 덜면서 업종별 순환매 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시장 기대가 바뀔 만한 이벤트는 테이퍼링 공식화다. 이목이 쏠리는 시기는 8월 잭슨홀 회의"라고 말했다.
map@fnnews.com 김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