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9명·중상 8명' 광주 건물 붕괴 참사는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

      2021.06.10 08:54   수정 : 2021.06.10 08: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광주=황태종 기자】광주 주택재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건물 붕괴 사고로 인근을 지나던 시내버스 승객 등 9명이 숨지고 8명이 크게 다친 가운데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광주광역시와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22분께 광주시 동구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철거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됐다.

건물 잔해는 곧바로 인근 왕복 8차선 도로 중 5차선까지 쏟아져 내리면서 마침 이곳을 지나던 운림54번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 사고로 당시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버스운전자 1명과 승객 16명 등 17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목격자들의 진술과 구조당국의 브리핑을 종합해보면, 결과 이번 참사도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화근이 된 5층 건물 철거 작업은 위험도에 비해 안전 점검·관리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고 있다. 사고 당시 건물 철거는 굴삭기로 구조물을 조금씩 허물어가며, 위에서 아래로 허무는 이른바 '탑다운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는 안전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 사고의 경우 이미 건물 뒤편 일부를 허물어 구조가 불안정한 상태여서 굴삭기에 짓눌린 뒤편 잔해 더미가 수평 하중으로 작용, 건물 앞편이 도로변으로 쏟아질 수 밖에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하지만 철거 업체는 건물이 앞쪽으로 쏠리며 무너질 위험이 높았고 사고 당일 소음 발생 등 이상 징후가 있었는데도 작업을 중단하고 별다른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허술한 가림막을 사이로 대로변과 접해 있었으면서도 차량 통행을 제한하지 않은 것도 대형 참사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철거 기간 만이라도 일부 차선을 통제했다면 피해를 예방 또는 줄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사고 현장에 행인이나 공사 작업자 등 추가 매몰자가 있는지를 밤새 수색했으나, 다행히 추가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5시 기준 버스정류장, 도로, 보행로를 덮쳤던 건물 잔해를 중장비로 걷어내는 수색작업은 마무리됐고, 행여 붕괴 직전 건물 안에 남아있었을지 모를 작업자 등을 찾는 소규모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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