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친했던 이웃 남성이 내 침실에 도청장치…웹캠 포착 소름
2021.06.10 09:14
수정 : 2021.06.10 17:32기사원문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영국에서 한 남성이 30년간 가까이 지냈던 이웃집 여성 침실에 몰래 도청 장치를 설치한 뒤 이를 회수하는 장면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버밍엄에 거주하는 리 존스는 평소 자신이 없는 동안 고양이 두마리를 봐 달라며 이웃 윌리엄 놀런(59)과 그의 아내에게 열쇠를 맡겼다.
2년 전 배우자와 사별한 리는 최근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 집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러던 중, 테이블 아래에 테이프로 부착된 검은색 플라스틱 상자를 발견했다. 처음에는 이웃 놀런 가족 손자의 장난감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녹음 기능이 있는 장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리는 집안 곳곳을 살펴 또 다른 도청 장치가 없는지 찾았고, 침대 머리맡에서 도청 장치를 하나 더 발견했다.
리는 이 사실을 경찰에 보고했지만, 경찰은 강제 침입 흔적이 없어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리는 범인이 다시 도청 장치를 수거해가는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집 안 곳곳에 웹캠을 설치했다.
또 리는 범인의 발자국을 남기기 위해 자신의 침실에 카펫(양탄자)을 깔았다. 이후 리는 놀런의 아내에게 "목요일 오후에 외출해서 금요일 오전에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불과 30분 후, 리는 웹캠에 촬영된 영상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발견했다.
바로 놀런이 도청 장치를 되찾기 위해 리의 집에 들어와 여기저기 수색하는 모습이었다. 놀런은 침대 머리맡에 설치한 도청 장치를 수거하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리의 침실에 깔린 카펫에도 발자국을 남겼다.
리가 놀런 부부를 찾아가 이를 따지자 놀런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발뺌했다.
놀런의 아내는 "아마도 남편이 고양이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에 리는 "고양이를 커피 테이블 아래서 찾냐?"고 반문했다.
리는 경찰에 신고해 증거를 제출했고, 놀런은 스토킹 혐의로 지난해 12월 체포됐다. 놀런은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인정했고, 지난달 수감됐다.
재판에 넘겨진 놀런에게 내려질 수 있는 최대 형량은 징역 26주였지만, 그가 자신의 죄를 인정한 것을 참작해 형량이 15주로 줄어들었다.
또 놀런은 300파운드(약 47만원)의 보상금 지급 및 피해자 리와 무기한 접촉 금지를 명령받았다.
재판부는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심각한 스토킹 범죄 중 하나"라며 "놀런의 스토킹으로 인해 이웃집의 안전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리는 "놀런의 감형선고에 실망했지만, 그와 마주치지 않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침대 머리맡에 녹음 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단지 성적인 이유고, 변태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30년 동안 이웃이었던 사람이 내게 이런 짓을 해서 이제 나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