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0% 반등...中인플레 현실화+엘살바도르 효과
2021.06.10 17:48
수정 : 2021.06.10 17:48기사원문
하루만에 20% 반등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0일 비트코인은 3만7575.56달러(약 4192만원)까지 올랐다. 지난 3일 3만9700달러(약 4400만원) 선에서 엿새만인 9일 3만1600달러(약 3500만원) 선까지 20%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은지 하루만에 다시 20% 깜짝 반등에 성공했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 시세는 반등하는 추세다. 전날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3720만원까지 떨어졌다.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3000만원 대 시세를 보인 것은 넉 달만이다. 이날은 17% 오른 4367만8000원으로 하루만에 약 600만원 시세를 회복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비트코인의 깜짝 반등이 △중국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된 데다 △엘살바도르에서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것 시장에모처럼 활기를 불어 넣은 것으로 보고 있다.
中 13년래 최고 생산자물가 상승...인플레 우려에 비트코인 반등
10일 중국은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대비 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PPI가 6.8%로 3년 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달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됐다. PPI는 원자재 및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해 산출하는데, 3~6개월 후 경기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쓰인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인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국내외 유통업체들에게 전가하고, 유통업체들은 소비자 물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우려가 확대된다.
인플레이션은 비트코인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화폐 가치의 하락은 비트코인이나 금처럼 공급이 한정돼 있는 자산으로 투자 수요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은행 크레디아그리콜(Crédit Agricole)의 다리우즈 코왈칙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곳, 특히 중국에서 비용이 치솟는 것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중국의 영향으로 세계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도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통해 '비트코인 재발견'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법' 통과도 비트코인 상승의 촉매로 작용했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9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하기 위한 이른바 '비트코인법'을 통과 시켰다.
비트코인은 그 동안 투자 수단 외에는 활용성이 낮아 '투기적 자산'이라는 오명까지 썼지만 엘살바도르의 이번 입법을 계기로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앞으로 엘살바도르에서 물건 가격은 비트코인으로 함께 표기되고, 세금도 비트코인으로 납부할 수 있게 된다. 비트코인의 환전은 자본이득세 적용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비트코인을 달러로 교환하고자 하는 사업자들을 위해 엘살바도르개발은행 내에 비트코인신탁을 만들 예정이다. 환율은 시장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결정된다. 정부는 비트코인신탁에 1억5000만달러(약 1700억원)를 예치할 계획이다. 비트코인신탁은 달러 지급 대신 받은 비트코인을 달러로 매도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지속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법은 90일 후부터 효력을 가질 예정이다.
비트코인 상승기조 이어갈까
다만 엘살바도르의 경제 규모가 매우 작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50만명을 가졌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4000달러(약 440만원) 수준으로 세계 경제 100위권 안팎이다.
이번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이유도 원대한 계획이 있어서 라기보다 미국 달러에 종속돼 있어 경제주권을 갖지 못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관측된다.
이른바 '엘살바도르 효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시장이 반길만한 새로운 호재가 나와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퍼미션닷아이오(Permission.io)의 찰리 실버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엘살바도르의 영향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들이 유효성을 계속 검증하면서 시세는 안정될 것"이라며 "에콰도르, 콜롬비아, 필리핀 같은 국가에서도 비슷한 조치가 나오면 비트코인이 미국 국채와 달러를 대신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이크 맥글론 상품전략가도 "현금은 중앙은행이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채굴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는 것이 (성장의) 강력한 밑거름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를 우려해 지난 18개월 동안 수조달러를 찍어냈다. 이는 미국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높였고, 올초 비트코인 상승장을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