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해외상장 시동? 2000억 유상증자 추진
2021.06.10 18:17
수정 : 2021.06.10 18:17기사원문
10일 IB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00억원 규모의 유상 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 달 말 컬리는 DST글로벌, 세콰이어캐피탈, 아스펙스캐피탈 등과 일반 기타 투자자들에게 최대 2255억2000만원(주당 발행 금액 6만6148원)의 규모의 신주 340만9324주를 발행한다고 알렸다. 이르면 이달 초 투자 라운드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유치가 기업의 벨류에이션을 높여 국내가 아닌 해외 시장에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컬리는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2조~2조40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2000억원을 투자를 받을 때 몸값이 약 9000억~1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에 몸값이 두 배 넘게 뛴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상장할 것이라면 굳이 지금 추가 투자 유치를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 "투자를 받은 만큼 상장은 조금 늦춰질 수 있지만 외국계 투자자의 추가 투자를 늘려 해외에 상장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컬리는 외국계 투자사의 유치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투자자들의 경우 보유 지분에 따라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가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기존 투자자들이 이를 행사하면서 외국계 투자사가 들어올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외국계 투자사가 컬리의 성장성과 해외 상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신주를 더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컬리도 기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주인수권을 넘길 수 있는 지를 문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자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경우 펀드가 만료돼서 자연스레 엑시트를 한 반면 상대적으로 나중에 들어간 투자자들은 대부분 이번 증자에 참여해 2000억원이 이미 모였다"면서 "외국계 투자자들이 물량이 부족해 일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우선 매수권을 포기할 수 있는지를 문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마켓컬리가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한만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나 나스닥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확보한 투자금은 전국단위 물류 인프라 구축이나 상품군 확대, 인력 확충 등 외연 확대를 위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컬리 내부에서는 해외 상장 이외에 국내 상장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투자금을 추가 유치한 만큼 해외 상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