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中 견제-백신 합의했지만 여전히 이견 많아

      2021.06.13 15:20   수정 : 2021.06.13 15: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영국 콘월에서 만난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중국 견제와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위한 포괄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그러나 일부 국가에서는 미국이 세계 리더를 자처하며 일방적인 제안을 밀어부친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새어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롯한 G7 정상들은 11일(현지시간) 콘월의 휴양지 카비스베이 해변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열고 마스크 없이 어께 동무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13일까지 열리는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었으며 미 정부와 회의에 참석했던 정상들은 각종 합의 소식을 쉬는 시간 마다 전했다.

■'마셜플랜 '넘어서는 中견제 인프라 기금
미 백악관은 12일 발표에서 G7 정상들이 이날 '세계를 위한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for the World·B3W)'이라고 불리는 범세계적인 사회기반시설(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한 파트너십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바이든이 G7 정상들과 만나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논의하고 저소득 및 중산층 국가들의 엄청난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이 G7 파트너들과 B3W라는 과감하고 새로운 글로벌 인프라 계획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해당 계획이 가치중심, 높은 수준의 투명한 인프라 파트너십이라면서 팬데믹으로 약화된 신흥시장의 인프라 건설 수요가 40조달러 이상 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주요 민주주의 국가들이 이들의 인프라 요구를 만족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나섰고 바이든과 G7, 다른 파트너들은 B3W를 통해 기후 및 보건, 디지털 기술 등 4개 분야에 민간 부분 자본을 동원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B3W의 규모는 수천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재건을 위해 실행한 '마셜 플랜'을 넘어서는 규모라고 예측했으며 다른 서방 언론들은 서방 강대국들이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고 평했다. 일대일로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광대한 투자망으로 2013년부터 본격 추진되었으며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유라시아 신흥시장을 장악하려 한다고 경계했다.

■만든 백신 나누고 새 백신 개발 도와
이번 회의 의장국을 맡은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10일 발표에서 G7 정상들이 2023년까지 세계 각국에 코로나19 백신 10억회분을 기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국의 경우 내년까지 최소 1억회분을 기부할 예정이며 80%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역시 팬데믹 종식을 위해 저소득국을 중심으로 세계 92개국에 화이자 백신 5억회분을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연말까지 최소 3000만회분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독일은 프랑스와 같은 분량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탈리아도 1500만회분의 백신 기부를 약속했다. 유럽연합(EU)의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올해 말까지 7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캐나다도 1억회분을 나눌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상들은 앞으로 신규 백신을 빨리 만들기 위해 최대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12일 보도에서 정상들이 13일 공동 선언을 통해 백신 지원책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이번 선언에는 백신 및 치료제 개발, 허가에 필요한 시간을 100일 미만으로 단축하기 위해 각국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글로벌 감시 네크워크 및 유전자 서열분석 능력 강화, WHO 개혁 지원 등 내용도 포함됐다. 존슨은 회담 전 발표에서 앞서 각국의 백신 개발 노력을 지적하고 "코로나19를 진정으로 퇴치하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팬데믹이 다시는 발행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18개월 동안 배운 교훈으로 다음에는 다르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제안에 벌써부터 불안
취임 전부터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되찾겠다고 주장했던 바이든은 취임과 함께 "미국이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서방 매체들은 G7 정상회의 분위기가 바이든 덕분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상황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마크롱은 12일 미국이 진짜 돌왔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관계자를 인용해 G7 내부에 아직 이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영국과 캐나다, 프랑스의 경우 바이든의 B3W 계획에 즉각 찬성했지만 다른 회원국들은 입장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을 사업 파트너로 볼 것인지, 혹은 안보 위협으로 봐야하는 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중국에 막대한 자동차를 수출하고 있는 독일과 지난 2019년 일대일로 참여 양해각서를 썼던 이탈리아는 중국에 대한 강경대응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자는 미국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신 역시 이견이 있다. 다른 회원국에 비해 백신 접종률이 크게 떨어지는 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13일 보도에서 G7 정상들이 일본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백신 기부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백신 기부에 대해 "전혀 듣지 못했다"라며 기부 규모가 "어떤 근거도 없는 숫자"라고 주장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에서 갑작스런 G7의 기부 선언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률은 12.6%로 미국(51.56%)이나 영국(60.53%)에 비해 크게 낮다.


한편 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G7의 백신 기부 소식에 "나는 분명히 G7 지도자들에게 말했다. 진정 팬데믹을 끝내려면 우리는 내년에 독일에서 다시 열리는 G7 회의 이전까지 전세계 인구의 최소 70%에 대해 백신 접종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기 위해서는 110억회분의 백신이 필요하고, 이를 보급하려며 백신 생산국과 기업들이 임시로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포기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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