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文의 대북 백신 지원 언급에 "인도적 노력은 지지"
2021.06.15 08:49
수정 : 2021.06.15 08: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보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노력 자체는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논평에서 "우리는 북한에 백신을 제공할 계획이 없지만 가장 취약한 북한 주민들에게 중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은 계속 지지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2500만회분의 백신을 전 세계와 공유하겠다고 밝혔으나 북한은 공유 목록에 없었다.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문 대통령은 14일 발표에서 국제 코로나19 백신 협력체 코백스(COVAX)를 통해 북한에 백신을 보내는 문제에 대해 "북한이 동의한다면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미국도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협력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백스는 지난 3월 발표에서 5월 이전에 인도 세럼연구소가 위탁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AZ)의 백신 170만4000회분을 북한에 공급한다고 밝혔으나 올해 하반기로 일정이 밀렸다. 이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기구가 백신 분배를 감시하는 것을 꺼린다고 의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 세계 약 22억회분의 백신이 접종됐으나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은 아직 접종을 시작하지 못했다. 미 CNN은 지난 11일 보도에서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코백스와 협력을 거부했다고 전했으나 코백스를 주도하는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다음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해군분석센터(CNA) 켄 고스 적성국 분석국장은 문 대통령의 제안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과 접촉에 진지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과 먼저 접촉하기 전까지 한국과 거리를 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수 김 정책분석관은 문 대통령의 제안이 남북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점을 북한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시에 북한이 지금까지 한국의 제안을 모두 거부했으며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