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쇼핑몰 임대료 면제 '뉴노멀' 자리잡아

      2021.06.16 07:33   수정 : 2021.06.16 07:3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입점 업체들의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쇼핑몰들이 도입했던 임대료 면제, 또는 할인이 새로운 기준, 이른바 뉴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이하 현지시간) 팬데믹이 최악이던 당시 많은 건물주들이 입점업체들의 월간 매출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임대료로 내도록 했던 비상조처가 점차 임대료의 뉴노멀이 돼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도입한 임시조처였지만 팬데믹 충격이 가신 뒤에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점점 더 많은 쇼핑몰들이 임대계약을 새로 맺을 때 최소한 일정 기간에는 월 고정액이 아닌 입점업체의 매출을 기준으로 변동하는 임대료를 책정하고 있다.

이는 특히 장사를 처음 시작하거나 해당 업종 장사가 처음인 자영업자들에게 상당히 큰 매력이 된다. 매출이 어느 정도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쇼핑몰의 높은 임대료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사업에 대한 확신이 없어 좋은 아이템을 갖고도 임대료 부담이 높은 쇼핑몰을 포기하고 길거리 매장을 내는 경우도 많다.

무턱대고 쇼핑몰에 입점했다가 초반에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인해 엄청난 부채를 짊어지거나 심지어 길거리에 나앉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팬데믹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소매업체들이 줄줄이 쇼핑몰에서 빠져나가자 임대료 관행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물주들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작은 월 고정 임대료를 선호하지만 빈 매장을 그냥 둘 수 없어 점점 매출에 비례해 임대료가 매겨지는 가변임대료 방식으로 선회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라일리리테일솔루션스의 마이클 라일리는 "임차인들은 이를 사랑하지만 건물주들은 혐오한다"고 말했다.

상가 임대 시장이 건물주 시장에서 임차인 시장으로 바뀌고 있음을 방증한다.

워싱턴DC의 조지타운 지역에 상가 여러 곳을 소유한 부동산 개발업체 이스트뱅크의 필립 래니어는 "많은 브랜드들이 이같은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 임시로 도입한 조처들이 영구화하는 움직임은 임대료 뿐만 아니다. 재택근무도 일반적인 흐름의 하나로 자리잡았고, 배달 음식 역시 이제 보편화됐다.

팬데믹 봉쇄가 풀렸지만 미 식당들은 매장 영업과 함께 음식 배달도 지속하고 있다.

가변임대료가 대세로 자리잡았다고는 하지만 고정 임대료 계약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부분 매출 대비 임대료 계약은 계약기간 가운데 1년 또는 수년 정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이 기간이 끝나고 나면 고정된 임대료로 돌아가야 한다.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도 많다. 가장 큰 갈등은 임대료 기준이 되는 매출을 어떻게 산정할지를 놓고 벌어진다. 임차인들은 대개 매출 데이터를 건물주에게 공개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임차인들은 매출이 떨어졌으니 임대료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때에나 적극적으로 매출 데이터를 건물주에게 공개한다.

한편 애플, TJ맥스 등 매출과 순익이 높은 업체들은 이윤을 더 많이 건물주와 나눠야 하는 가변임대료보다 고정 임대료를 선호한다.


대신 이들은 큰 덩치를 이용해 건물주보다 상위에 있어 신규 점포를 낼테니 임대료를 낮추라거나 매장 공사 감독도 건물주에게 떠넘기는 등 갑질을 한다고 WSJ은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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