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8개 업체 방송통신기자재 1696건 적합성평가 취소

      2021.06.17 11:00   수정 : 2021.06.17 11: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파법에 따라 국내외 378개 업체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받은 방송통신기자재 총 1696건에 대한 적합성평가를 취소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적합성평가 취소는 378개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가 한국 정부의 지정을 받지 않은 중국 등에 위치한 시험기관에서 발급되었음에도 한-미 간 상호인정협정(MRA)에 따라 미국 정부가 지정한 미국의 시험기관에서 발급된 것으로 위조된 사실을 적발한 결과에 따른 처분이다.

전파법에 따라 시험기관은 국내 지정절차 또는 외국 정부와의 국가 간 상호인정협정 등을 거쳐 시험장 주소 단위로 지정되며, 지정되지 않은 시험기관이 발급한 시험성적서로 적합성평가를 받는 것은 전파법 위반에 해당한다.

시험기관명을 위조하는 등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경우 해당 적합성평가는 취소 대상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위조 정황을 최초 제보받은 이후 미국의 시험기관을 지정·관리하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협조를 받아 사실관계를 조사했으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약 6개월 간 행정처분 사전통지, 청문 등 행정절차를 진행해 왔다.


그 결과 378개 업체의 시험성적서 1696건은 한-미 상호인정협정에 근거해 지정된 권한 있는 시험기관인 미국 캘리포니아 주 BACL에서 발급된 것으로 표기된 것과 달리 실제로는 시험성적서 발급권한이 없는 기관에서 위조 발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청문 과정에서 업체들은 시험성적서 위조 과정에 개입하지 않았고 적합성평가를 받기 위한 업무처리 절차를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는 의견 등을 진술했으나 이에 대해 청문 주재자 등은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통해 적합성평가를 받은 것은 전파법이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조사 및 청문 결과에 따라 위조된 시험성적서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적합성평가를 받은 378개 업체의 1696건 기자재에 대해서는 2021년 6월 17일자로 적합성평가 취소처분이 부과된다. 전파법에 의해 취소처분을 받은 업체는 취소된 날부터 1년 간 해당 기자재에 대해 다시 적합성평가를 받을 수 없으며 적합성평가를 받기 전까지 해당 기자재를 제조 또는 수입하거나 판매할 수 없다.

아울러 적합성평가가 취소된 기자재는 유통망에서 수거되며 이미 구매자에게 판매된 경우에는 구매자 불편이 없도록 해당 업체로 하여금 판매된 기자재의 기술기준 적합여부를 처분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검증해 구매자에게 고지하도록 하고 기술기준에 부적합한 기자재는 수거하도록 했다.

과기정통부는 적발된 378개 업체를 대상으로 적합성평가를 받기 위한 업무처리 절차상 관리감독 책임 및 주의의무를 촉구하기 위해 관련 업무처리 절차 개선명령을 부과하는 등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이번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는 기자재 수거 및 업무처리절차 개선 관련 처분 이행 계획을 처분일로부터 2개월 이내 과기정통부와의 협의를 거쳐 수립 및 제출하고 처분일로부터 1년 이내 계획에 대한 이행 결과를 과기정통부에 제출하여야 하며 과기정통부는 이를 점검할 예정이다.

행정처분과 함께 과기정통부는 재발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미국, 캐나다, EU 등 상호인정협정 체결국과 협의해 적합성평가 주관청 간 주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등 해외 시험성적서 검증절차를 강화하고 시험성적서 위조행위에 대해 경제적·형사적 제재를 취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사후관리 강화 조치를 포함한 적합성평가 제도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일상생활 곳곳의 방송통신기자재를 이용하는데 있어 적합성평가 제도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만큼 이번 시험성적서 위조는 방송통신기자재 전반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법령에 따른 엄정한 조치를 취해 다시는 전파환경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생활의 불편을 초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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