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군사경찰단장, 성추행 사건 4차례 허위보고 지시"
2021.06.21 10:52
수정 : 2021.06.21 11:10기사원문
성추행 피해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이모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공군 수사 라인 수뇌부가 조직적 은폐에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적 은폐에 공군 수사 라인 수뇌부가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장이 국방부에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관련 허위보고를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공군본부 군사경찰단 실무자는 지난 5월 23일 국방부조사본부에 올릴 사건 보고서에 성추행 피해자가 사망했다는 점을 기재했으나, 공구본부 군사경찰단장이 4차례에 걸쳐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사실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20전투비행단 수사계장은 3월 5일 피해자 조사만 진행하고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의견이 담긴 인지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전해졌다.
군인권센터는 "본격적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 사건 가이드라인을 짜놓고 수사를 한 셈"이라며 "모종의 외압 없이 일선 부대 수사계장이 아와 같은 이상한 판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 사망 후 공구본부 군사경찰단이 국방부조사본부에 사망 사건을 보고했을 때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지 않고 단순 사망 사건으로 보고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국방부장관도 국방부조사본부로부터 단순 사망 사건이라고 보고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사경찰단이 어떤 이유로 국방부에 허위보고를 한 것인지, 이러한 허위보고 과정에 연루된 이들은 누구인이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며 "공군본부 군사경찰단증을 입건해 구속하고 공군본부 수사 지휘 라인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군과 유족 등에 따르면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근무하던 이모 중사는 지난 3월 회식에 참석했다가 숙소로 돌아오던 중 차량 안에서 선임 A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이를 상관들에게 알렸으나 상관들은 합의를 종용하고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다른 부대로 전출된 이 중사는 지난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