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지털위안 상용화 잰걸음...비트코인 더 옥죈다

      2021.06.21 15:40   수정 : 2021.06.21 15: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국이 디지털위안 상용화를 위한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BTC) 등 밍간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규제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향후 결제 시장에서 디지털위안의 안착을 위해 경쟁 관계가 될 수 있는 비트코인의 영향력 차단에 나서는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中 ATM으로 디지털위안 거래

비트코인닷컴은 중국 국영 주요 은행들이 베이징 내 3000개가 넘는 현금인출기(ATM)에서 디지털위안과 현금 간 교차 인출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베이징 시민들은 중국공상은행(ICBC)이 운영하는 3000개 이상의 ATM과 왕푸징 등 주요 쇼핑거리에 있는 중국농업은행(ABC)의 ATM을 통해 디지털위안을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현금을 디지털위안으로 바꿀 수 있다.


중국은 주요 대도시에서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디지털위안 시범 테스트를 광범위하게 실시했다. 이달 초에는 수도 베이징과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총 900만달러(약 100억원) 규모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시민들은 해당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이나 징둥닷컴 같은 유명 쇼핑몰에서 디지털위안으로 물건 값을 지불했다.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는 베이징과 상하이에 있는 12개 매장에서 디지털위안 결제를 받기 시작했다.

중국은 홍콩을 상대로 디지털위안 국제결제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미 중국에서는 징둥닷컴 등 기업들이 디지털위안으로 급여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옹안신구 지역에서는 자치구가 직접 운영하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을 통해 급여를 지급하는 테스트도 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디지털위안 사용 테스트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中 채굴 단속 강화...비트코인 급락


중국 정부가 디지털위안 사용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는 이면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설 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내몽골, 쓰촨에 이어 칭하이, 윈난, 신장의 지방정부가 가상자산 채굴을 강도 높게 단속하기 시작했다.

칭하이성 산업정보기술부는 지난 9일 모든 채굴업체에게 폐쇄를 명령했다. 신규 채굴업체의 허가는 당연히 중단됐으며, 채굴업체의 전기료 할인도 없앴다. 같은 날 신장성은 춘동경제기술개발공원 내 입주해 있는 채굴업체들에게 오후 2시까지 영업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이 곳은 풍부한 화석 연료 에너지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트코인 채굴시설이 위치해 있었다.

윈난성은 6월 말까지 지역 내 모든 가상자산 채굴업체를 점검해 허가없이 전력을 사용하는 등 행위를 적발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허가없이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업체에는 폐쇄 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중국의 채굴 규제 강화로 회복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시세는 또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4~16일 사흘 연속 4만달러(약 4500만원)를 넘겼던 비트코인은 이날 3만3000달러(약 3700만원) 대까지 떨어졌다.

"가상자산 거래는 도박"


중국 정부는 향후 결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디지털위안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 결제 시장에서 디지털위안과 경쟁하게 될 가상자산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없도록 사전에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비트코인 채굴의 65%는 중국이 차지했다.

중국의 조치로 비트코인 해시레이트(Hashrate)는 180일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해시레이트는 채굴을 위한 연산 처리능력을 측정하는 단위다. 해시레이트가 높아져 연산량이 많아지면 더 빠른 채굴이 이뤄진다.

블록체인닷컴에 따르면 현재 해시레이트는 초당 1억2513만테라해시(TH)로 지난 3월 20일 1억665만테라해시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다. 지난 6월 3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했으며 9일부터 급격하게 떨어졌다.

중국 내 주요인사들도 가상자산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저우 샤오촨 전 중국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제로섬' 도박에 비유하며 "가상자산 거래는 도박판처럼 번 돈이 다른 투자자가 잃어버린 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행사에서도 샤오촨 전 총재는 "일부 가상자산은 저효율성과 탈규제 측면에서 디지털 결제 분야에 진출할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우 전 총재는 중국 디지털위안 프로젝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 중 하나다.

각국 CBDC 연구 활발...비트코인 설자리 잃나


중국이 디지털위안 프로젝트를 강화하면서 가상자산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가운데 다른 국가의 정부도 이와 비슷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결제은행(BIS)가 지난 1월 전세계 65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6%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의 잠재성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60%는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14%는 시범사업을 전개 중이다.

2019년 전세계 6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한 같은 설문조사에서 80%가 관련 연구를 한다고 했다. 2018년에는 70%였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감염의 위험을 높이는 현금 대신 디지털 결제 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가 각국에서 높아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결제는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도 공략하고 있는 분야다. 향후 각국의 디지털 화폐 개발이 전개될 수록 비트코인이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핀테크담당 톰 머튼 이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한 행사에서 "거래 측면에서 CBDC가 비트코인보다 수만배 효율적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성능과 효율성이 떨어져 CBDC 기술과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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