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보다는 대결? 北 "미국과의 무의미한 접촉 생각 않는다"
2021.06.24 06:37
수정 : 2021.06.24 08:58기사원문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23일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까운 시간을 잃는 무의미한 미국과의 그 어떤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리 외무상은 "우리 외무성은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미국의 섣부른 평가와 억측과 기대를 일축해버리는 명확한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 했다. 22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의 담화를 '환영'한다는 것으로, '김여정 담화'를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22일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 담화를 통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천명한 (북한의) 대미 입장을 '흥미 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한 보도를 들었다"며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미국은 (북한의 입장을) 아마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결에도, 대화에도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발언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흥미로운 신호다. 우리와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한 것을 두고, 반박한 것이다.
잇따른 담화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당분간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리 외무상이 북한 입장을 재확인하는 담화를 발표한 것은 대미 협상 담당 부서로서 공식적인 대화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이라며 "미국의 추가적인, 새로운 접근법이 없는 한 북미대화의 조기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짚었다.
한미 정상회담, 성 김 대북특별대표 등을 통해 북한이 미국 대북정책에 중간평가를 내리며, 미국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준비론'을 더 무겁게 받아 들이라는 재강조의 의미가 있다"며 "성 김 대표 출국 전 북한이 대화에 나설 명분을 받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미국이 의미 있는 대화를 원하면 싱가프로 합의 이행, 북한의 생존권 등을 논의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라는 촉구의 메세지도 있다"고 해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