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바이러스 전설 존 맥아피, 스페인 감옥에서 사망

      2021.06.24 05:51   수정 : 2021.06.24 09: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컴퓨터 바이러스 프로그램 개발자로 미국 PC 바이러스 업체 엑센트릭 창업자인 존 맥아피가 23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감옥에서 사망했다.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맥아피는 이날 스페인 법원이 미국에서 탈세혐의에 직면한 그를 미국으로 추방하기로 판결한 직후 바르셀로나 자신의 감방에서 사망한채 발견됐다.



스페인 일간 엘문도가 카탈루냐 법무부를 인용해 올해 75세의 맥아피가 사망했다고 처음 보도했다.

엘문도는 아울러 교도소 의료진이 응급소생술을 시도했지만 그를 살려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맥아피는 지난해 10월 바르셀로나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미 테네시주 연방법원이 탈세 형사소송과 관련해 체포영장을 발부한데 따른 조처였다. 그는 이후 스페인 카탈루냐 브르셀로나의 브리앙2 교도소에서 복역해왔다.

소환장에 따르면 맥아피는 암호화폐 사기, 컨설팅, 자신의 일생을 그린 다큐멘터리 권리 판매 등으로 수천만달러를 벌었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세금을 내지 않았다.

미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맥아피가 이들 소득원을 통해 상당한 소득을 거뒀지만 2014~2018년 세금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맥아피는 또 지난 3월에는 암호화폐 띄우기를 통해 거둬들인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테네시주 연방법원에 제소됐다.

법무부는 맥아피를 비롯해 여러 명이 이른바 '가죽벗기기 사기(scalping scheme)'에 연루됐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이들은 우선 암호화폐 가운데 값이 싼 알트코인들을 대거 사들인 뒤 온라인에서 이를 온라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띄웠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매수한 알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기 위해 허위 사실과 오도된 사실들로 가득한 트윗들을 온라인에 마구 뿌려댔다.

연초 법무부는 "맥아피 팀이 알트코인 가죽벗기기 사기를 통해 모두 200만달러가 넘는 부당이익을 취했다"고 밝혔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10월 민사소송에서 맥아피가 암호화폐 사기로 2300만달러 넘게 벌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주 그는 트윗에서 자신에 대한 범죄혐의에 대해 "미국(당국)은 내게 숨겨둔 암호화폐가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나도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믿거나 말거나 간에) 팀 맥아피의 수많은 손을 거치면서 암호화폐는 다 사라졌다. 그리고 내게 남은 자산들은 모두 압류됐다"고 말했다.

맥아피는 "친구들은 연루되는 것을 우려해 모두 사라졌고, 내게는 남은 것이 없다"면서 "그래도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1980년대 후반 컴퓨터 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업체를 차린 맥아피는 1994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는 이후 살인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2012년 벨리즈에서 살해당한 그레고리 파울이라는 미국인이 맥아피의 사주를 받아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돼 왔다.

파울은 맥아피의 플로리다 저택 이웃 주민으로 맥아피의 반려견 2마리를 살해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그러나 맥아피는 파울 살해혐의로 기소된 적은 없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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