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기차 생산 보급, 유럽과 중국에 크게 밀려

      2021.06.30 07:46   수정 : 2021.06.30 07:4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전기차 생산과 국내 전기차 비율이 중국과 유럽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개척한 것처럼 미 테슬라가 전세계에 전기차 시대를 열었지만 정작 미국은 그 흐름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CNBC는 6월 29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청정운송수단협회(ICCT)의 새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유럽과 중국에 뒤지고 있다면서 2017~2020년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ICCT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20년 전세계 전기 승용차 생산 대수는 1000만대가 넘었다.

2017년말 기준으로 미 자동차 업체들은 전세계 전기차의 20%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인 2020년에는 2010년 이후 미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18%로 줄었다. 같은 기간 유럽과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ICCT는 정부 정책의 차이가 이같은 대비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ICCT 프로그램 책임자인 닉 러치는 "전기차 생산 증가는 시장 확대를 위한 탄탄한 국가정책이 시행되는 곳에서 일어난다"면서 "이 시장은 수천억달러가 움직이는 거대한 게임판으로 미국은 아직 이 게임 테이블에 참가하기 위해 의자를 끌어들이는 수곶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2010~2020년 중국이 전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 됐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전기차 생산의 약 44%를 차지했다. 이 기간 중국에서 약 460만대가 생산돼 팔렸다.

유럽은 이 기간 전세계 전기차 생산의 25%를 차지했다. 260만대를 생산했고, 320만대가 유럽에서 팔려 유럽은 전기차 순수입 지역이었다.

지난해만 따로 보면 미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 최소 4만대 전기차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테슬라가 전체의 85%를 생산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수출국이다. 지난해 생산된 전기차 가운데 21만5000여대를 수출해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전기차 수요가 더 높아 테슬라 같은 전기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수출하고, 해외에 매장을 세우는 것 외에 전기차 매출을 끌어올릴 방법이 없다.

그러나 자동차 업체들은 대개 생산지 인근에서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미 전기차 공장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를 포함해 전기차 비중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지난해 기준 신차 판매의 2.3%에 불과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신차 판매의 10%, 중국에서는 6%가 전기차였다.

유럽과 중국 전기차가 약진하는 가운데 독일 폭스바겐이 2025년 전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등극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미국에는 전기차 생산 시설을 아예 두지 않고, 유럽과 중국에만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자동차 연비와 환경기준이 크게 후퇴해 전기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그러나 최근 1조달러 규모로 합의가 이뤄진 인프라 투자 계획에서는 전기차 인프라와 전기버스 등 개발에 15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공화당과 협상 과정에서 당초 1740억달러 규모의 투자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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