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커뮤니티에 '선배' 이명박 옥중편지…"나라 무너뜨리는 것은 순간"

      2021.06.30 10:27   수정 : 2021.06.30 11:23기사원문
이명박 전 대통령. © News1 신웅수 기자


고려대 졸업생이 공개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 (고파스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최서영 기자 =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고려대학교 후배에게 옥중에서 보낸 자필 편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재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이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낸 뒤 답장을 받았다는 졸업생의 글이 올라왔다.

이명박이 졸업한 고려대 출신 의사라고 밝힌 A씨는 먼저 이 전 대통령에게 "선배님 시절에 대한 기억은 사람들이 미친 소를 수입한다며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던 기억 정도"라며 "이제 인터넷에 댓글을 달며 나이 많은 이들에게 '틀딱' 소리를 듣고 접속도 해본적 없는 '일베충' 소리를 듣게 돼 헛웃음이 난다"고 말했다.



A씨는 또 "동봉한 고려대 학생들의 커뮤니티 글에서 보이듯 많은 사람들이 선배님의 진실한 업적을 알게 됐다"며 "많은 이들이 선배님이 대통령이던 시절을 그리워한다"고했다.

이어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들도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중앙차로제로 편리해진 버스를 타고 지하철 환승을 하며 출퇴근한다"며 "저희가 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선배님의 대통령 기념관"라고 덧붙였다.


이 편지에 이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자로 자필로 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늦게나마 답장을 꼭 하고 싶어 몇 자 적는다. 이 모든 건 저 자신이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실만은 꼭 밝혀지리라고 확신한다"며 "무엇보다 이 나라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 안타깝다. 일으켜 세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만원이 확정됐고 지금은 기결수로 수감 중이다.

<다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 전문>

후배에게
보내준 격려의 글은 잘 받아 보았습니다. 늦게나마 답장을 꼭 하고 싶어 몇 자 적습니다.

이 모든 것은 저 자신의 부족 탓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진실만은 꼭 밝혀지리라고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이 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너무 안타깝습니다.

일으켜 세우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것은 순식간이라는 것을 우리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내가 수 있는 때가 오면 그곳 *** 방문하고 싶습니다.
그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2021.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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