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비트코인 40.4% 하락..역대 5번째 폭락

      2021.07.02 13:52   수정 : 2021.07.02 16: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이 올 2·4분기 역대급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워낙 가파르게 상승하며 가격 부담이 발생한 가운데 '일론 머스크 리스크'에 중국의 가상자산 규제 정책 등이 겹쳤기 때문이다.

3·4분기에는 중남미 소국 엘살바도르에서 법정화폐로 사용이 시작되는 가운데 각국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비트코인 가격의 방향성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를 전후해 혼란이 예상되는 점도 변수다.

비트코인 2Q 40.4% 하락..역대 5번째

2일 파이낸셜뉴스가 인베스팅닷컴의 비트코인 과거 가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 2·4분기 말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전분기 말대비 40.4% 하락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역대 다섯번째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올 2·4분기 비트코인은 5만8763.20 달러로 시작했지만 2만8901.80달러로 분기를 마감했다.

분기 하락폭이 가장 컸을 때는 2011년 3·4분기다. 당시 비트코인은 전분기말 대비 68.3% 하락했다. 비트코인 초기 시절로 2011년 2·4분기말 비트코인은 16.1달러로 거래를 마쳤지만 3·4분기 말에는 5.15달러 까지 급락했다. 낙폭은 크지만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이 않았던 시기라 큰 반응은 없었다.

2018년 1·4분기도 변동폭이 컸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등 악재가 겹치며 49.9% 하락했다. 같은해 4·4분기에는 중국의 ICO(초기 가상자산공개) 금지 조치 등으로 44.1% 급락했다. 이후 2019년 3·4분기, 2020년 1·4분기는 소폭 하락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머스크 리스크에 중국 규제까지 겹쳐

2분기 약세의 가장 큰 배경은 가격 부담이다. 비트코인은 2020년 2·4분기 이후 급등세를 이어왔다. 2020년 4월 6412.40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2021년 4월 6만4778.00달러로 단기 고점을 기록했다. 1년 사이에 10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을 정도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15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고 테슬라 전기차 결제수단에 비트코인을 포함시키는 등 1분기 상승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5월 머스크가 돌연 과잉 전력소모 문제를 지적하며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시킨 것이 시장 분위기 반전을 촉발했다. 4월 중순 이후 4만7098.50달러, 5월 3만261.70달러, 6월 2만8901.80달러 등 단기 저점을 연달아 갈아치웠다.

가상자산 셀럽들과 트위터 설전 과정에서 테슬라 비트코인 매각설을 촉발한 것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 당국이 채굴산업에 대한 강력한 단속의지를 재천명하고 실제 단속에 들어가자 또 다시 깊은 나락에 빠졌다.

3Q 엘살바도르 법화 채택..해시레이트 회복 등 변수

올 3·4분기 비트코인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중남미 소국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법화 유통이다. 엘살바도르는 9월7일 비트코인 법화 유통에 나선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30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나눠주는 등 분위기 조성에 애쓰고 있다.

인근의 파라과이 파나마 등지에서 유사한 움직임이 있을 경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IMF가 법화 채택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추가자금 지원협상을 놓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회에서도 위헌소송이 제기되는 등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국의 채굴산업 단속의 부정적 영향을 언제쯤 극복하느냐도 변수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연산력을 나타내는 해시레이트는 중국 채굴산업 단속 이후 급격히 하락한 상황이다. 해시레이트가 낮아지면 거래 처리 속도가 늦어지고 보안도 취약해질 수 있다.

비트코인 인프라 구축회사 블록스트림은 최근 엘살바도르에 비트코인 채굴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 한 바 있다.
마켓워치는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중단시킨 중국 정부의 단속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에 부분적인 책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는 특금법에 따른 가상자산 거래소 신고를 둘러싼 혼란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명계좌 여부가 신고 접수의 중요한 기준인데 금융당국은 실명계좌를 받지 못한 거래소가 신고를 전후해 '먹튀' 등을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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