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열돔
2021.07.01 18:05
수정 : 2021.07.01 18:05기사원문
최근 캐나다 밴쿠버를 덮친 폭염에 최소 69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사망자는 밴쿠버 인근 도시에서 고령층과 기저질환자를 중심으로 하루 새 발생했다. 그때 그 시절 중국 폭염과는 비교가 안 된다. 6월 27일 46.6도에서 28일 47.9도로 오르더니 29일에는 49.5도를 기록했다. 열사의 아랍에미리트연합 수도 아부다비의 최고 온도 43.8도보다 5도 이상 높다. 캐나다 환경부는 "지속적이고, 위험하며, 역사적인 폭염이 이번 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기온계도 46.6도를 가리켰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온이 46.6도라는 뉴스를 믿을 수 있나"라면서 이상고온에 우려를 표명했다. 쓰레기를 버리러 문밖으로 나선 한 주민은 "20초 동안 피부에 불이 붙은 듯했다"고 살인폭염의 습격을 표현했다.
직접적 원인으로 '열돔'(Heat Dome) 현상이 지목됐다. 고기압에 의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뜨거운 공기층이 돔(반구형 지붕)에 갇혀 지면을 둘러싸고 정체된 현상이다. 찬 공기와 따듯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졌을 때 지열에 의해 데워진 공기를 누르며 '단열압축' 하기 때문에 기온이 오른다.
그러나 이번 폭염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온난화이다. 전문가들은 폭염의 시기와 강도, 지속성을 볼 때 기후변화를 부르는 지구온난화에 책임을 물었다. 탄소를 배출한 인간활동이 주범이라는 얘기다. AFP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폭염이 대규모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여름 소나기와 불볕더위가 오락가락하는 아열대성 기후를 겪어보니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