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꼬인 실타래 푸나
2021.07.01 19:47
수정 : 2021.07.01 19:4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 매각 성사를 위해 새로운 가격 제안을 받는다. 1·2위가 써낸 가격 차이가 상당해 딜(거래) 성사가 어려워진 가운데 내린 결단이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여원, DS네트웍스는 1조8000억여원을 써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매각자문사 KDB산업은행 M&A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은 오는 2일 중흥건설, DS네트웍스로부터 새로운 가격 제안을 받기로 했다. 프로그레시브 딜(경매호가 입찰 제한 방식) 방식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새로운 가격 제안을 담은 바인딩오퍼를 제출할 계획이다.
본입찰 후 낮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가격 제안은 사실상 고육지책이다. 이번 만큼은 매각 성사를 이뤄내 새 주인을 찾아주자는 고심도 깔려있다.
앞서 KDB산업은행은 2017년 호반건설과 매각 협상을 진행했음에도 불구, 최종 불발된 바 있다.
대우건설은 1999년 대우그룹 해체로 분리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에 안겼으나, 2010년 다시 산업은행의 품으로 돌아왔다.
2018년 1월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한 달여만에 호반건설은 인수를 공식적으로 철회했다.
이에 등장한 것이 KDB인베스트먼트다. 이대현 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을 대표로 내세워 구조조정 자회사이자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출범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9년 6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2억1093만여 주(50.75%)를 1조3606억원에 인수했다.
KDB인베스트먼트의 품에서 대우건설은 크게 성장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영업이익이 기존 컨센서스 대비 53%를 상회한 229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이다. 연간 3만세대의 공급능력을 갖춘데다, 4분기부터 양주 역세권(1170세대), 부산 범일동(1363세대), 수원망포(1589세대) 등 2.3조원 규모의 자체사업 분양이 개시되면서 2022년 이후의 실적 전망 역시 밝다.
IB업계 관계자는 "KDB인베스트먼트로서는 대우건설에 좋은 새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핵심 원매자의 인수를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고, 공정한 입찰을 위해 가격 조정의 기회를 주는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