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살얼음판, 민노총 집회 철회가 마땅
2021.07.02 15:50
수정 : 2021.07.02 15:5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부겸 총리가 2일 대국민 담화에서 민주노총에 대규모 집회 철회를 요청했다. 민노총은 3일 서울 여의도에서 노조원 약 1만명이 참가하는 7·3 전국노동자대회를 열 계획이다. 김 총리는 담화에서 "지금 수도권 대규모 집회는 코로나19의 불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며 "집회를 강행한다면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민노총 집회는 철회가 마땅하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하루 800명선을 넘어섰다. 그것도 델타 변이가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인다. 김 총리는 담화에서 영국과 이스라엘 사례를 들었다. 영국은 방역을 완화한 뒤 하루 확진자가 2만8000명까지 급증했다. 백신 접종율 1위로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은 다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 마당에 대규모 집회는 위험하고 무책임하다.
집회의 목적도 그리 긴박해 보이지 않는다. 민노총은 중대재해 비상조치 시행,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인상, 구조조정 저지, 노동법 전면개정을 내세웠다. 이들 노동이슈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꼭 7월3일 장외 집회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최저임금은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하면 될 일이다. 민노총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
물론 정부 잘못도 있다. 이달부터 백신 접종자의 경우 실외 노마스크를 허용하는 등 방역 조치를 느슨하게 풀기로 한 결정은 성급했다. 하지만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서울 등 지자체는 현행 거리두기를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 연장선상에서 서울시는 민노총에 집회금지를 통보했고, 경찰청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이를 두고 민노총이 정부 방역 실패의 책임을 왜 떠넘기느냐는 식으로 항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설사 정부 방역에 허점이 있더라도 지금으로선 방역 당국의 지침을 따르는 게 최선이다.
민노총은 한국 노동계를 대표하는 단체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이 크다. 코로나 방역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여론이 민노총을 곱게 볼 리가 없다. 김 총리는 "나의 권리와 자유가 아무리 중요해도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면서 주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민노총의 집회 철회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