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결혼생활 질투나" 2개월된 친구 딸 아파트 13층에서 던졌다

[파이낸셜뉴스] 갓난 아이를 죽인 것도 충격적이지만, 죽인 이유도 충격적이다. '행복하게 사는 모습이 질투나서'였다.

친구의 결혼생활을 질투해 그의 생후 2개월 딸을 13층 아파트에서 던져 숨지게 한 30대 러시아 여성이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4일 유럽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시법원은 최근 다리아 샤베르키나(31·여)에 생후 2개월 여아를 아파트에서 떨어뜨려 살해한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또한 아기 부모에게 500만 루블(약 7700만원)을 보상하라고 명령했다.

참사는 지난해 12월 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일어났다.

당시 임신 중이었던 샤베르키나는 친구 야로스라바 코롤로바(30)의 집에 아기 옷을 받기 위해 방문했다. 자녀를 셋을 둔 코롤로바는 2달 전 막내 딸을 출산한 터였다.

샤베르키나는 코롤로바가 아기 옷을 가지러 다른 방으로 간 사이 생후 2개월 된 그녀의 딸을 창문 밖으로 던졌다.

아기 옷을 갖고 돌아온 코롤로바는 아기가 방에 없는 것을 알아차리고, 열린 창문을 통해 지상에 추락한 딸을 발견했다. 즉시 구급차를 불렀지만 약 40m 높이에서 떨어진 아기는 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롤로바는 심각한 충격 속에 긴급 의료 조치를 받았다. 두 사람은 사고 직전 어떠한 다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베르키나는 경찰에 "머리에서 아기를 던져서 죽이라는 목소리가 들렸다"며 "정신질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샤베르키나를 진료한 정신과 전문의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샤베르키나가 정신병이 있는 척하고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이후 샤베르키나는 경찰 조서에서 "코롤로바에 대해 심적인 갈등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모스크바 시법원은 코롤로바의 정신질환을 인정하지 않은 채 징역 17년과 코롤로바 부부에 500만루블을 보상하라고 선고했다. 재판부는 샤베르키나가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하는 친구에 질투를 느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한편 샤베르키나는 체포 이후 구치소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e-mail]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