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 원리로 방사능 오염 흙을 정화한다

      2021.07.04 14:04   수정 : 2021.07.04 14: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원자력 발전시설을 해체할때 해당지역 방사능 흙을 정화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자석의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이 기술만으로도 약 90%의 방사능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방사능에 오염된 흙 뿐만아니라 중금속, 유류 등 일반적인 환경오염 토양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체기술연구부 김일국 박사팀은 방사능 물질 중 가장 위험한 세슘에 오염된 흙을 자석 원리로 95% 이상 정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이 개발한 2건의 기술은 국내 특허등록을 지난 5월에 마쳤으며, 미국과 일본에서는 특허 등록 심사중에 있다.
아직까지 고농도의 대용량 방사능 오염 흙을 경제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상용기술은 없었다.

김일국 박사는 "이 방사능 정화법은 상용화에 매우 유리해 향후 원자력시설 해체때 오염된 흙을 처리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슘은 오염된 흙 중 지름이 0.002㎜ 이하인 점토에 강하게 달라 붙는다. 이 같은 물리·화학적 특성 때문에 흙 중 10~30%를 차지하는 점토를 먼저 분리해야 한다.

연구진은 점토 표면이 마이너스 전하를 띠는 특성을 이용했다. 방사능에 오염된 흙에 플러스 전하를 띤 자성나노입자를 섞어 자석을 이용해 흙속 점토 입자를 분리했다. 이 과정은 추가적인 에너지 없이 자석의 힘만을 이용해 쉽게 분리가 가능하다. 또한 분리에 이용하는 용액은 계속 재사용이 가능해 별도 폐액처리가 필요치 않아 경제성이 우수하다.

자석으로 점토를 분리할때 간단한 메쉬필터를 사용해 흙은 걸러내고 세슘만 모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여기까지의 과정만으로도 이미 약 90%의 제염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점토 분리 후 남은 오염토양은 국내의 엄격한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추가 제염과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남은 토양을 세슘을 제거하는데 사용하는 페로시아나이드가 들어간 흡착제를 투입해 세척했다.
세척 결과 세슘은 약 95% 이상 제거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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