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은 자강론 내세울 때 윤석열, 안철수 만났다

      2021.07.08 06:00   수정 : 2021.07.08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선 레이스의 본선행 티켓을 잡기위한 야권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야권 '킹메이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잠행을 깨고 공식석상에서 자강론을 강조한 가운데, 또다른 한편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첫 오찬회동을 통해 연대 방안을 모색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8월말 경선 열차 출발을 예고한 가운데, 당 안팎의 후보들이 저마다 복잡한 셈법속에 원심력과 구심력 사이에서 이처럼 몸값 높이기 경쟁에 가세하는 양상이다.

다만 야권 주자가 벌써 두자릿수를 훌쩍 넘어선 만큼 경선룰·일정 확정과 당외주자 거취 문제가 빠르게 정리되지 않을 경우 혼란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원희룡 세력화, 김종인도 지원사격

원희룡 제주시사는 이날 국민의힘 자강론을 내세우며 당내 주자로서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이날 원 지사를 지지하는 현역 국회의원 정책포럼 '희망오름' 출범식에는 47명의 의원이 참석하면서 세를 과시했다.

김 전 위원장도 위원장직을 내려놓은 후 처음으로 대권주자 공식 행사에 참여해 원 지사에 힘을 실어줬다. 김 전 위원장은 "14년 전 2007년에 원 지사가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 '이런 분이 다음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새롭게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대통령으로서 갖출 자질은 다 갖췄다고 본다"고 높게 평가했다.

그는 윤 전 총장 등 당외주자들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상을 겨냥한 듯, 국민의힘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제1야당이 대통령 후보감을 두고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고 말하면서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우리 힘으로 다음 대통령 후보를 만들 수 있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도 "국민의힘이 자력으로 자강한다는 권력 의지를 되찾아서 우리 당내에서부터 인물을 만들어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과 자강론에 뜻을 같이했다. 원 지사는 윤 전 총장의 처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부모, 친척 등 저와 연결된 모든 분들이 관직에 있거나 재산이 많거나 조그마한 사업을 하는 사람도 없다"면서 "저는 흠이 없는 사람"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尹-安, "정치·정책 협력 이어간다"

이런 가운데, 이날 당외주자인 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처음으로 오찬 회동을 갖고 정치·정책적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덕담을 주고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된 110분가량의 회동에서, 두 사람이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에 뜻을 모으면서 추후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양측 대변인은 이날 회동이 끝난 후 "정치·경제·외교·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로서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실용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을 만나 "서로 연락하고 따로 만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고 안 대표도 "서로에 대해 이해 폭을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여러 생각과 고민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또 다른 잠룡으로 거론되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언론을 통해 "정치에 참여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대권 출마 의지를 공식화했다.
지난달 감사원장직을 중도 사퇴한 최 전 원장이 언론 접촉에 응한 것은 처음으로, 대권 도전 선언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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