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인 모임' 물거품된 자영업자…"3인 금지되면 장사 접어야"
2021.07.08 14:31
수정 : 2021.07.08 17:51기사원문
"4단계 가면 장사 접어야죠."
코로나19 확산세에 자영업자들이 떨고 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역대 최다 인원을 넘어서면서 '거리두기 4단계'도 가시권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4단계'가 적용되면 오후 6시 이후엔 2인 모임까지만 허용된다.
■좌절로 돌아온 희망고문…"'4단계면' 문 닫아야"
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275명이다. 국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확진자 규모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방역에는 비상이 걸렸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앞서 "2∼3일 뒤 상황이 잡히지 않으면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의 가장 강력한 단계까지 검토하겠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암시했다.
수도권의 경우 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3일 이상 1000명을 초과하거나 하루 확진자 수가 5일 연속 1000명을 넘으면 4단계가 적용된다. 4단계가 시행되면 사적모임은 오후 6시 이전에는 4인, 오후 6시 이후에는 2인까지만 허용된다. 다만 예방접종 완료자는 사적모임 금지 예외가 적용된다.
고깃집과 주점 등 저녁 매출 비중이 큰 업종일수록 '4단계'로 인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6인 모임' 허용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자영업자들은 이제 '3인 모임' 금지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서울 종로 인근에 위치한 주점을 운영하는 김모(52)씨는 "이제 조금 나아지나 싶었는데 이렇게 바뀔 수 있나"라며 "거리두기 완화니, 백신 인센티브니 희망고문은 시킬 대로 시켜놓고 거리두기 격상하면 적자는 누가 책임지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초 자정 넘은 시간까지 주점을 영업하던 김씨는 '오후 10시 영업 제한'으로 수개월 째 반토막 장사를 하고 있다.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단 4시간 영업하면서 종로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느라 심각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피해 보상도 제대로 안 해주면서 왜 자영업자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 국민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자 대위기, 종업원 '고용 불안'으로
자영업자를 괴롭힌 적자는 종업원들 대한 피해로 이어졌다. 회복될 기미가 없는 경영난은 종업원들의 임금을 갉아먹었고, 폐업 위기가 닥치자 고용 안정마저 흔들었다. 종로 일대 상권에서 종업원을 줄이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종로 한 주점 요리사인 30대 김모씨는 수개월 째 월급의 40%가 깎인 상태다. 웨딩홀 뷔페 조리사였던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자리를 잃고 종로 주점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마저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김씨는 "통상적으로 업계에서 4인 테이블 단가를 5만원 안팎으로 잡는데 2인 손님만 받는다고 하면 매출이 반토막 나는 셈"이라며 "손님의 수도 줄고, 매출 규모도 감소하는데 '4단계'가 적용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횟집 종업원이자, 5인 가정의 유일한 수입원이라는 60대 장모씨는 "요새는 초조한 마음에 밤에 잠도 편히 잘 수 없다"고 말했다. 장씨는 "나마저 실업자가 되면 우리 가족의 생계는 어쩌나. 원망스럽고 분통한 마음에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