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자·제약사 잇는 플랫폼 '신약개발 사다리' 역할
2021.07.11 17:26
수정 : 2021.07.11 17:26기사원문
■국내 유일 희귀질환 플랫폼
지난 9일 서울 봉은사로 86길 휴먼스케이프 본사에서 장민후 대표(사진)를 만났다. 장 대표는 휴먼스케이프를 2016년 설립했다. 레어노트는 지난해 2월 출시했다. 레어노트는 희귀질환에 대한 최신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루게릭병 등 총 18개 질환 관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 사용자는 5124명으로 대부분 희귀질환자다. 2019년 국내 희귀질환 발생자는 5만5499명이다.
국내에서 희귀질환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은 레어노트가 유일하다. 레어노트는 희귀질환자의 미충족수요인 커뮤니티 기능에서 출발했다. 환자들이 자신을 치료할 신약개발 진행사항 등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장 대표는 "환자들은 치료제 임상이 언제 진행되는지 궁금해 하는데 치료제 최신 소식을 매일 찾아 볼 수 없다. 심지어 정보가 영어인 경우도 많다"며 "레어노트는 정보를 한국어로 시각화해 환자에게 쉽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레어노트는 △질환별 국내외 치료제 개발 현황 △임상연구 현황 △유전자 검사 안내 신청 및 결과 해석 △건강설문 등을 서비스한다. 장 대표는 "건강설문은 환자뿐만 아니라 관련 기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구상했다. 임상 연구기관을 통해 특정 성격의 환자 데이터 의뢰를 받으면 레어노트 내에 앱 사용자에게 연구 목적·내용 등을 포함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다. 수집된 설문 데이터는 환자 동의 하에 제약사에 활용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휴먼스케이프는 레어노트 데이터를 활용해 신약개발 기업과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환자들이 직접 레어노트에 유전자검사지, 의무기록지, 설문결과를 올리면서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이다. 사업모델은 제약사 등을 상대로 △제약사 의뢰로 설문 수집 △제약사 마케팅 및 질환 인식제고 캠페인 등에 레어노트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희귀질환 '척수성근위축증' 치료제가 시판이 가능해졌다 해도 치료제의 실제 매출은 환자가 치료제를 처방받고 사용해야 발생한다. 처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질환 진단이 필요하다"며 "때문에 제약사는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찾아 처방에 이르기 위해 질환 인지도 제고 캠페인이 필요하다. 레어노트는 이 과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플랫폼이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제약사가 희귀질환 신약개발을 활성화하면서 휴먼스케이프 사업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의약품 규제기관이 희귀질환 신약에 대해선 패스트트랙 심사를 하고 2상으로도 치료제 시판 가능하도록 지원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저처에서도 신속심사 대상이다.
■제약사와 협업 확대
실제 휴먼스케이프는 제약사들과 협업을 확대 중이다. 이달 대웅제약과 '특발성폐섬유증' 환자 데이터를 활용한 공동 연구 및 질환 인지도 제고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 2월 양사가 희귀난치성질환 공동연구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이후 첫 성과다. 레어노트의 특발성폐섬유증 질환 정보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특발성폐섬유증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해 수집된 환자 데이터를 대웅제약이 의료 서비스 개선 및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활동의 기본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휴먼스케이프는 투자금을 의사, 간호사 등 전문인력을 확충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기업 규모를 키워 레어노트를 사용하는 희귀질환자를 늘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장 대표는 "메이저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3만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해야한다. 희귀질환자를 위한 전주기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