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운전 해놓고 “중국인 만났으니”···중국 영사 ‘면책특권’ 불인정
2021.07.12 09:58
수정 : 2021.07.12 09:58기사원문
12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는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주광주 중국총영사관 소속 영사 A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A씨는 지난달 20일 오전 1시 30분~2시 25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인근에서 서구 풍암동까지 7km 거리를 약 50분간 음주 상태로 차를 몬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음주 운전 사실은 한 행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붙잡혔는데, 당시 A씨 혈중알코올농도는 0.119%의 만취 상태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중국인 유학생을 만나고 오는 길로 공무 중 벌어진 일”이라며 면책특권을 내세웠다. 하지만 경찰은 A씨 음주 운전이 공무상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면책특권 적용을 배제했다.
‘외교관 면책특권’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외교관과 그 가족은 주재국의 형사처벌 절차를 면제받도록 한 제도를 말한다.
앞서 피터 레스쿠이에 주한벨기에 대사 부인 쑤에치우 시앙 씨는 지난 4월 옷가게 직원 뺨을 때린 사건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다. 하지만 면책특권을 주장했고 합의한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이후 시앙 씨는 3개월 만에 또 다시 폭행 사건에 연루됐다. 지난 5일 그는 환경미화원과 쌍방폭행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결국 지난 9일 본국으로 소환됐다.
한편 외교부는 지난 6일 최근 주한 외교관들의 불법·범죄 행위 등과 관련해 “주한 외교관 관련 불법행위가 있는 경우 관계기관과의 협력하에 엄중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