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윤리선언 어디로” 제주삼다수 빼돌리기 추가 적발
2021.07.12 19:09
수정 : 2021.07.12 19:09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창립 25돌 성과를 토대로 삼다수 매출액 3000억원 시대와 청렴도 1등급·공기업 평가 ‘가’ 등급 달성에 나선 제주도개발공사(사장 김정학)가 일부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삼다수를 무단 반출한 것으로 확인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자체 감사 결과, 삼다수 무단 반출 사실이 일부 확인됨에 따라 증거 자료를 토대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 빼돌리기’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공사 내부 관리시스템이 허술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강성의·더불어민주당)는 12일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공사 임시사무연구동 3층 대회의실에서 삼다수 무단 반출 관련 특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앞서 김정학 사장은 지난 5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부 직원들이 생수 삼다수를 빼돌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하는 한편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공사는 6월 초 내부 제보를 토대로 특별조사에 나서 직원 6명(생산팀 3명·물류팀 1명·설비자재팀 1명·사회공헌팀 1명)이 3차례에 걸쳐 2ℓ 기준 삼다수 6912병(400만원 상당)을 몰래 빼돌린 것을 확인했다.
또 생산과정에 잘못된 제품을 폐기 처분하지 않고 빼돌리거나, 추적이 가능한 QR코드를 찍기 전 일부 제품을 반출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4명은 직위해제 조치됐다.
더욱이 지난해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사는 이날 특별 업무보고에서 앞서 지난해 3~4월에도 공사 대리급 직원이 9차례에 걸쳐 8000만원 상당의 삼다수(2ℓ·198파레트)를 정상 거래처가 아닌 제3곳으로 무단 반출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해 7월 재고조사 과정에서 삼다수 물량이 맞지 않자, 자체 조사를 통해 파악됐다. 해당 직원은 범행이 탄로 나자 잠적했다.
공사는 3개월 후 해당 직원을 무단결근을 이유로 ‘파면’ 조치했으며,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의원들은 대표 지방공기업으로서 한치의 의구심이 들지 않도록 철저한 사실관계 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사가 특별 감사를 진행하면서 최근 2개월치 CCTV 영상만 확인했다”며 장기간 유사 범행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어 “현장에서 보니 생산라인을 포함해 공사 내부 관제시스템이 2개월가량만 녹화가 된다. 제보가 없다면, 2개월까지만 확인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하루 유통량도 엄청난데, 재고 파악과 도외 반출 등 여러 과정을 거치는 제주 삼다수가 이런 관제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말이 안된다. 미연에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정학 사장은 이에 대해 “이번 사건 발생 시점부터 관제시스템 녹화 기간을 6개월로 연장했다”며 “현재 정문과 공장 내에 관제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며, 통합 관제시스템도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