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도전' 박진 "13년전 바이든이 대선 언제 나가냐 묻더라"
2021.07.13 19:09
수정 : 2021.07.13 19:14기사원문
13년이 지나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었고 자신은 대선에 출마하게 된 상황을 전하며,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외교 역량'을 거듭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박 의원은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형 글로벌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날 출마 선언 후 박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13년 전 바이든 대통령과의 일화를 전했다. 18대 국회에서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박 의원은 2008년 7월 국회 한미의원외교협회 단장으로 미 국회의사당을 방문, 당시 바이든 외교위원장과 독대한 바 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 6선의 중진에 66세였던 바이든 외교위원장은 초선 의원이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부통령을 제안 받고 거취를 고심하던 시기였다. 그런 바이든은 당시 52세의 박 의원을 향해 "대통령 선거에 언제 출마할 건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 의원은 "갑작스런 대선 출마 질문에 당황했지만, 미국 유력 정치인이 물으니 '언젠간 미래에 출마할 거다'라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고 웃으며 전했다.
바이든은 이어 "버락 오바마라는 정치 신입생이 있는데 대통령 선거에 나간다고 한다. 나한테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을 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당신도 대선 나갈 생각이 있으면 늦게하는 것 보다 빨리하는게 좋다"며 위트있는 농담을 던졌다.
당시 자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후배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 제안에 고민에 빠져있던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은 "나는 그런(후배에게 부통령 제안을 받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한국에는 부통령이 없다"고 화답해 함께 박장대소를 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이후 바이든과 한미관계, 자유무역, 북한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두고 대화를 나눴고, 첫 만남부터 마음이 잘 통했다는 것이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이날 출마 선언문에서도 차기 대통령의 '외치(外治)'를 강조했다.
그는 "20대 대선에서는 내치(內治)는 물론 외치에 있어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을 갖춘 대통령이 당선돼야 한다"며 "국제사회 속에서 국익을 추구하고 국가 생존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 정부는 외교에서도 낙제했다. 동맹인 미국에는 불신감을 심어주고, 중국에는 업신여김을 받고, 일본과는 척을 지고, 북한에는 굴종적인 저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문 정부가 백신외교에 실패해서 백신대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궤도를 이탈한 외교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며 "한미동맹을 정상화해 손상된 신뢰를 회복하고 연합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 중국과는 전략적 소통을 통해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당당한 주권외교를 펼치겠다"며 비전을 내놨다.
한편, 외교 전문가인 박 의원이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에 합류하면서, 야권 경선 자체의 내용이 풍부해 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대선 출마 회견에 동석한 정진석 의원은 "지금까지 대권주자 중 여야 통들어 외교·안보 전문가가 없었다"면서 "박 의원처럼 국가의 외교와 안보 문제, 통일 문제에 식견이 있는 분이 대선 레이스에 참여하면서 경선 과정이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