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대문' 자연을 담아 되살리다
2021.07.14 17:21
수정 : 2021.07.15 08:43기사원문
"남해로 가는 문을 복원하다." 남해군에서는 기존 유휴 부지로 남아있는 장소를 찾아내 대한민국의 국토 자산으로 재생하는 것을 비전으로 재생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남해대교는 최초 건설 당시 박정희 대통령 주관하에 현대건설이 시공한 동양 최대의 현수교로서 대한민국의 도전정신이 깃든 국토자산으로 그 위상이 매우 높았고, 남해군에서는 남해로 가는 문을 상징하는 곳으로 늘 관광객이 붐비던 장소였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남해군과 육지를 잇는 다른 교량들이 세워지고 특히 2018년 노량대교가 준공되면서 남해대교의 교통기능이 많이 상실되었고, 이에 따라 남해각도 점차 유휴 부지로 남게 되었다.
남해군에서는 남해의 시작점에 위치하고, 남해의 대문 역할을 하는 이 일대를 남해관광의 시작점으로 보고, 총괄기획자와 함께 이곳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조사하고,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우리는 남해각을 중심으로 이곳을 남해 문화의 관문이자, 남해관광의 컨시어지로 만드는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구상하였다.
남해각 설계의 콘셉트는 한국의 자연에서 느껴지는 영원성이다. 남해는 작은 섬과 작은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이다. 남해대교를 지나 남해로 들어가면 산과 바다, 섬이 보일 듯 말 듯 펼쳐지고, 이 모든 것이 작은 스케일로 중첩되는데, 그 삶은 소소하고, 시간은 느리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남해대교, 그리고 남해의 시작이 되는 공간이라 생각되는 이 작은 스케일을 가진 자연의 변화에서 영원성을 담아낸 공간을 만든다면 그 자체가 한국이요, 그것이 남해로 가는 문을 복원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였다. 이 문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이 한번쯤 다녀가길 바라는 마음이며, 세계적인 예술가나 인물이 이곳의 경관을 보고,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특히 남해각의 복원설계 중 지하 1층의 공간은 특별한데 남해각 공원의 모든 공간은 밖으로 뷰를 확장하여, 자연의 영원성과 결합하게 된다. 그러나 이곳의 경우 반대로 햇빛과 비, 바람, 하늘이 담장을 넘어 내부로 스며들고 시선은 안에서 고정된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가장 정적이고,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선비의 공간이며 묵상의 공간이다. 그곳은 밖으로 열린 곳이 아니라, 가장 간결하고 심플하게 비워놓은 그릇이 되었다. 나머지는 남해의 자연과 문화가 채워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설계 중 한 가지 기능이 더해졌는데, 바로 야외공연장이다. 남해경관을 배경으로 한 이 무대를 중심으로 350명 정도를 수용하고 지원시설의 루프톱, 남해각의 마당, 남해각 지붕까지 객석을 확장시키면, 800명 정도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