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망, 전국이 뚫렸다… ‘셋중 한명’ 감염경로조차 모른다

      2021.07.14 18:31   수정 : 2021.07.14 18:31기사원문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최다치를 경신하는 등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거세지고 있다.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의 확진자 증가세도 예사롭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정부 방역망을 벗어난 감염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감염경로 불명 30% 웃돌아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환자 비율이 30%를 넘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는 1만4950명으로, 이 중 4618명이 감염경로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감염경로 불명 사례는 지난 10일부터 30.3%→30.7%→31.3%→30.5%→30.9% 등으로 30%대를 웃돌았다. 또한 당국의 추적과 관리가 어려운 '선행 확진자 접촉' 감염사례도 7053명으로 47.2%에 달했다.

방역당국은 4차 유행이 세대 간 전파는 줄고, 동일연령대 간 전파 비중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유행은 확진자 접촉에 의한 전파가 43.6%로 지난 3차 유행 때 32.2%보다 11.4%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선행 확진자의 연령분포를 살펴보면 60대 이상 비중은 감소한 반면 60세 미만 비중은 증가, 86.6%에 달했다. 10대 이하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는 동일연령대 간 감염전파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20~30대, 40~50대의 동일연령대 선행 확진자 비율이 각각 19.9%, 23.5%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이전 유행보다 가족을 통해 감염되는 비중은 감소했으나 지인 또는 동료를 통해 감염된 비중은 23.8%에서 40.0%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활동영역을 공유하는 가까운 친구·지인·동료 사이에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다음 주 중반 이후 거리두기 4단계 효과가 나타나면서 환자가 감소할 것"이라면서 "거리두기로 접촉량, 이동량이 적어도 30%는 줄어야 환자가 1000명 미만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행 통제는 최소 3~4개월은 유지해야 하고, 20대의 백신 접종이 이뤄져야 유행이 잠잠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 방역망 벗어난 감염 발생

정부의 방역망을 벗어나 주점, 음식점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사례가 수도권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음식점 관련 사례는 시설 종사자 및 이용자 33명을 포함해 총 65명이, 인천 서구 주점 관련해서는 주점 이용자가 최초 확진 이후 종사자 및 이용자 19명을 포함해 총 37명이 확진됐다. 경기 수원시 주점에서는 6월 21일 주점 이용자가 최초 확진 이후 실내체육시설 이용자 등으로 감염 전파돼 총 6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외에도 방역수칙 위반 의심사례는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근 프로야구 중단까지 야기한 NC다이노스 선수 확진의 경우는 선수들이 4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한 사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NC 선수단에서는 지난 9일 이후 3명이 확진됐고, 이어 두산 선수도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프로야구가 중단됐다. 이에 대해 박영준 방대본 역사조사팀장은 "집합금지 인원수 위반인지에 대해 지자체에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관련 감염자가 100명을 훨씬 넘긴 총 147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것도 방역지침 준수가 미흡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은 "(확진자) 검사가 지연되면서 장기간 노출됐다는 점, 공용공간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됐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뿐 아니라 비수도권에서 주점, 노래방 등 정부 방역망을 벗어난 감염사례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대구 중구 일반주점 2곳에서 확진가 각 40명, 47명씩 발생했고 부산 노래연습장에서는 확진자가 32명 확인됐다.
경남 김해시 유흥업소의 누적 확진자는 21명 늘어 총 92명에 이른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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