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마사코 왕비 불참...'올림픽 외교' 좌초 우려

      2021.07.15 15:55   수정 : 2021.07.15 15:59기사원문
【도쿄=조은효 특파원】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명예총재인 나루히토 일왕이 오는 23일 올림픽 개막식에 마사코 왕비를 동반하지 않고 혼자 참석해 개회 선언을 할 전망이다. 주요국 정상들도 여전히 개막식 참석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올림픽 외교'가 사실상 좌초될 것이란 우려가 일본 정부 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15일 마이니치신문과 NHK등에 따르면 나루히토 일왕은 마사코 왕비를 동반하지 않은 채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며, 일왕 부부를 비롯한 일왕가 구성원들이 경기장에 가서 직접 시합을 관람하는 것 역시 부정적인 상황이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 도쿄 등지에서 열리는 경기의 경우 무관중 방식을 채택, 일왕가 역시 경기장 관람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국민의 안전, 생명에 대한 우려에도 올림픽을 강행하자, 이와 거리두기를 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 달 24일 일왕가를 담당하는 궁내청의 니시무라 야스히코 장관은 "폐하(나루히토 일왕을 의미함)는 코로나 감염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올림픽 개최가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한다고 배찰(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생각을 추측하는 것)하고 있다"고 밝혀, 일본 정가에 파문을 일으켰다.


주요국 각국 정상들도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예고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대신 보내기로 했으며, 캐나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미 불참을 선언했다.
주요20개국(G20)가운데 현재까지 정상이 직접 참석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곳은 다음 하계올림픽 개최지(2024년)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뿐이다.

과거 2012년 영국 런던올림픽 때에는 개회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급 인사가 약 80명, 이어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에는 그 절반인 40명 정도였다. 이번에는 리우데자이네루 올림픽 수준에 크게 못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16일 온라인으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 도쿄올림픽을 안전, 안심할 수 있는 형태로 개최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예정이다.

도쿄의 코로나 확진자는 전날 이미 1149명을 기록했다. 약 1주일 뒤인 올림픽 개막일 전후로 확진자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당초 개회식에 각국 선수단 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올림픽 후원 기업 등 관계자 등 약 1만 명을 입장시키려고 했으나, 현재는 수백명 규모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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