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전문변호사와 살펴보는 상속 번복, 재(再)상속 여부 사안별 가능성 달라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미성년의 법정대리인이 상속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다는 걸 알면서도 신고기한을 넘겨 상속관계가 확정됐다면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이 된 후 신고한 특별한정승인은 효력이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사건 당사자 A씨는 1993년 B씨에게 빚을 진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아버지의 채무를 어머니와 공동 상속했다. B씨는 1993년,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A씨를 상대로 채무를 받기 위한 소송을 진행해 이겼고 A씨가 성년이 된 이후인 2013년에도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어 2017년 B씨가 A씨의 예금채권에 대해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자, A씨는 특별한정승인 신고를 하고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 것.

이에 대해 재판부는 "상속 개시 당시 A씨는 미성년자였으므로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안 날 등은 법정대리인인 A씨 어머니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B씨가 A씨에게 소를 제기해 승소한 1993년과 2003년경에는 상속채무 초과사실을 알았다고 봐야하므로 A씨가 2017년에 한 특별한정승인 신고는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대리행위는 본인이 행위한 것과 같이 직접 본인에 대해 효력이 생기는 것이 원칙"이라며 "상속인이 성년에 이른 다음 새롭게 특별한정승인을 하여 기존의 법률관계를 번복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대리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중의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상속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결정이 필요한데 이 또한 법률적 행위이기 때문에 한 번 결정된 이후 이를 번복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사안별로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도 못 찾을 수도 있기에 우선적으로 정확한 법률 상담을 통해 법리적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만약 공동상속인이 상속재산을 모두 차지했다면, 이를 다시 재분배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져봐야 하겠지만 공동상속인 중 1인이 상속재산을 모두 갖게 된 근거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유언이 있다면 그 유언이 요건을 충족해 효력을 갖췄는지, 상속 처리 과정에서 공동상속인들의 동의 여부를 확인했는지, 침해당한 유류분은 없는지, 확보할 수 있는 기여분은 없는지 등 상속 과정에 있어 법률규정상 다툴만한 쟁점이 존재하는지 확인해봐야 하는 것이다.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간혹 세금 문제 등으로 부모의 부동산을 자식의 명의로 등기해놓았다가 상속 과정에서 실소유권에 대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며 “부동산실명제에 따라 명의신탁 약정 사실을 증명하게 된다면 해당 부동산의 실소유권자를 가릴 수 있어 명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소유권을 확보해버린 공동상속인에게 다시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상속분쟁은 각각 서로 상이한 배경과 사정을 안고 있다. 이를 세세하게 살피지 않고 비슷한 상황이라고 같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 단정 짓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 어떠한 변수로 예측했던 내용이 틀어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정확한 법률 상담을 통해 사안에 적합한 대응책을 마련해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 유류분반환청구소송 등을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본적으로 상속재산은 피상속인의 유언이 있다면 지정된 내용을 우선하고, 지정이 없었다면 법정지분대로 분할하거나 상속인간 협의를 통해 귀속을 정하게 된다. 이 때 협의내용에 따라 특정인이 단독으로 하거나 법정지분보다 크거나 작게 상속을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협의에 따라서 재산을 분할한 이후 그 내용이 변동된다면 추가적으로 세금이나 소송 등의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상속개시 후 각 상속인들간의 상속분이 확정되어 등기나 명의개서가 완료된 후 상속인간 재협의 분할에 의하여 특정 상속인이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하는 부분은 재분할에 의하여 감소된 상속인으로부터 증여를 받았다고 보아 증여세가 과세될 가능성이 높다.

홍순기 상속전문변호사는 “분쟁은 키우는 것이 아니고 초기에 정리해야 하는 것이 정석”이라며 “그렇기에 상속과 관련해 평소 관심을 가지고 법률 상담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온 것”이라 밝혔다.

이어 “열 명의 지인보다 한 명의 변호사가 상속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되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며 “그만큼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상속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행사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조력자와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순기 변호사는 상속에 관한 판례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집, 정리하고 이론과 학설을 연구해 이를 실제 소송에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목받아 왔다.

상담부터 소송과 집행, 사건 종결 이후 발생 가능한 문제 등 전 과정에 있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물론 조세법 박사학위와 더불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상속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상속전문변호사로 등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