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 연내 제정? "산넘어 산"

      2021.07.26 14:44   수정 : 2021.07.26 14: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야 의원들이 가상자산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며 잇따라 발의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 심사가 시작됐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도 가상자산 관련 제도 정비가 본격화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제도 마련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면서, 연내 법 제정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정치권 일정을 놓고 보면 만만치 않다. 법안 제정에 소극적인 금융위 입장도 넘어야할 산이다.



가상자산법 소위 논의 8월 이후로 미뤄질 듯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용우 김병욱 양경숙 강민국 의원이 제출한 가상자산 관련 법안들을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1소위는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중 금융 관련 법안들의 심사를 담당하는 기구다.



당장 다음 1소위가 잡힌다고 해도 가상자산 관련법들이 논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가상자산법은 법 전체를 새로 만드는 제정법이라 국회법에 따라 공청회 또는 청문회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정은 여야 교섭단체 간사간 협의를 거쳐 결정된다.

결국 공청회 일정이 언제로 잡히느냐도 올해 정기국회내 가상자산 법안 처리 여부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실 관계자는 "공청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청회 일정을 거쳐 1소위가 개최되더라도 넘어야할 산은 많다. 제정법은 법안 문구 하나하나를 읽고 심사하는 '축소심사'를 거쳐야 한다. 한번의 회의로 법안을 처리하기에는 일정이 빡빡하다.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8월 하순부터는 국회는 국정감사 준비에 돌입하기 때문에 1소위 일정을 추가로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위 소극적 입장이 최대 난관

무엇보다 정부 입장이 소극적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에 나와 적극적으로 가상자산법안 처리에 나서달라는 김병욱 의원의 질의 대해 "정부 내에서도 다양하게 디베이트(토론)를 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완벽하게 법을 만들기 위해 좀 더 의견 수렴을 더하고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또 가상자산법안이 금융위 과기부 기재부 등 정부 각 부처에 복합적으로 걸쳐 있는 만큼 총리실에서 TF를 구성해 실무적으로 법안의 내용을 검토 중이며 해외 사례 역시 수집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각 부처간 검토 내용에 대한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가상자산법안이지만 세부 쟁점에서 작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도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무위 전문위원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각 법안들은 △가상자산 및 가상자산업 정의 △가상자산업 진입규제 방식과 요건(인가 등록 신고 등) △예치의무 대상과 비율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무위 관계자는 "1소위가 개최되면 각 법안들의 차이점에 대해 각 의원들의 입장과 금융위의 입장, 정무위 입법조사관 입장 등을 종합해 대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특정금융정보법과 과세 일정 등을 고려할때 올해 안에 꼭 통과시켜야 하지만 일정상 처리가 가능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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